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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저금통

돈을 관리하는 습관 만들기

by 헬시기버
몇 개의 저금통을 가지고 계세요?



보통 '저금통' 하면 '저축'을 떠올리는데요 열심히 모아서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통장에 넣어두기도 하죠.


그런데 저희 아이들은 각자 네 개의 저금통을 가지고 있어요.


저금통이 하나면 되지, 왜 네 개나 있냐구요?


각 저금통은 각각 목표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에요.


바로 소비, 저축, 투자, 기부의 네 영역인데요


성유미 님의 책 <돈을 아는 아이는 꾸는 꿈이 다르다>라는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돈은 단순히 모으거나 쓰기만 해서는 안 되고 이를 흘려보내야 하는데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돈을 관리하는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 항목을 나누어서 목적에 맞게 모으고 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에요.


바로 이 방법을 실천해 보고자 아이들과 함께 네 개의 저금통을 만들었어요.


인터넷에서 네 칸짜리 저금통을 찾아도 없어서 세 칸짜리 저금통을 사고, 기존에 있는 저금통으로 추가해서 사용했어요.


그리고 용돈이 생기면 각각의 항목을 몇 %로 나누어 모으면 좋을지 의견을 나누었어요.


아무래도 저축이 가장 중요할 것 같고, 주식을 통해 돈이 불어나는 것을 경험한지라 투자에도 같은 비중으로 모으기로 했어요.


그리고 아직 크게 소비할 일이 없는 아이들이기에 소비의 비율은 적게 잡고, 이웃을 위해 돕는 일에도 이와 동일한 비율을 잡아보았어요.


소비 10%, 저축 40%, 투자 40%, 기부 10%
네 개의 저금통

그런데 설날이나 추석같이 명절 용돈을 받을 때나 어른들을 뵐 때 주시는 용돈을 각 비율에 딱 맞게 나누기는 쉽지 않았어요.


최대한 큰 범위에서 비율을 맞춰보거나 이번에 소비 저금통에 모았다면 다음에는 기부 저금통에 넣는 방식을 쓰기도 하며 큰 틀 안에서 유연하게 지켜가고 있어요.


이렇게 네 영역에 맞게 모은 돈은 가만히 있지 않는데요 각각의 필요에 맞게 흘려보내 주고 있어요.


소비 저금통


소비 저금통에 있는 돈은 아이들이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돈인데요 지금까지는 주로 특별한 날에 사용하고 있어요.


가족들의 생일 선물을 살 때, 친구들의 생일 축하 자리에 초대받았을 때, 전시회를 보러 갔다가 기념품을 살 때, 축제에서 정말 갖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등 정말 필요할 때 쓰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정말 필요할까?" "집에 비슷한 물건은 없을까?" 하며 구매 필요성에 대해 돌아보게 하고


"문제집 한 권을 끝낸 노력으로 받는 성공 쿠폰이 2,000원의 가치인데 이건 몇 권을 끝내야 하는 가격일까?" 물어보며 얼마의 노력에 해당하는 값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하고 있어요.


이렇게 여러 질문을 던지면서 적절한 소비인지를 판단하게 도와주는데요


아들의 용돈 기입장 _ 동생 생일 선물(꽃 한 송이)에 대해 소비를 잘 했는지 체크


소비를 한 다음에는 내역을 용돈 기입장에 기록하면서 돈을 적절하게 잘 썼는지 아닌지를 스스로 판단하며 소비를 평가해 보게 하고 있어요.


저축 저금통


저축 저금통에 있는 돈은 말 그대로 아이들 통장에 저축해요.


제가 퇴근하는 시간에는 은행 운영 시간이 종료되어 아이들과 함께 은행에 가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은행 방문이 어려울 때는 아이들에게 저축한 돈을 받아서 온라인으로 입금해 주는 방식을 쓰고 있어요.


이 외에도 아이들이 매달 받는 아동 수당은 당장 쓰지 않고 꾸준히 모아두었는데요


고금리 적금에 모았다가 현재는 매년 금리가 높은 예금에 예치해서 든든한 목돈이 되었어요.

아동 수당을 모은 예금 통장

나중에 아이들이 독립을 할 때나 창업 자금이 필요하다고 할 때 사용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투자 저금통


투자 저금통에 있는 돈은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는 돈이에요.


주로 주식 투자자기 계발을 위한 일에 사용하고 있는데요


주가가 많이 떨어진 주식이 있거나 일정량의 돈이 모였다 싶으면 아이들과 어떤 주식을 살지 이야기를 나누어보아요.


엄마: "이번에는 어떤 주식을 살까?"

아이: "요즘 잘 되는 회사는 어디예요?"

엄마: "아무래도 AI 쪽이 잘 나가는 것 같아."

아이: "AI 쪽 회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어요?"


하며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어떤 주식을 선택할지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미래를 예측해 보기도 해요.


스스로 해당 기업의 주식을 검색해서 현재 주가를 알아보게 하고 환율도 알아보며 자연스레 주식과 친해질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코로나 때 처음 매수를 시작해 수익이 많이 난 것들이 있는데요 아이들이 수익률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매달 배당금 소식을 들으며 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긍정적인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2020년의 배당
배당금을 기록하는 아들

단 한 주만 가지고 있어도 자신이 주주라는 사실에 지나갈 때마다 뿌듯해하구요.

첫 주주 총회 알림장을 받은 아들

이런 주식 투자 외에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는 것에 투자도 하는데요


아들은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투자 비용을 지불해서 듣고 있어요.


컴퓨터 활용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재능 기부로 저렴하게 이루어지는 강의도 여러 번 듣고,


지금은 SW 2급 자격증반을 신청해서 무려 15만 원이라는 거금을 사용했답니다.


그래도 자신의 꿈을 위해서 투자하는 거라 뿌듯해하는 것 같아요.


또 이번 겨울에는 붕어빵 사업을 해보겠다고 해서 붕어빵 기계를 대여하는 데 5만 원을 사용했어요.

거금을 들여 신청한 자격증 특강과 붕어빵 사업 나눔

딸은 새해 목표로 한자 능력 급수를 다고자 시험에 응시하였는데요 자신의 투자금으로 응시료를 납부했어요.

한자 급수 시험을 위해 응시료를 지불한 딸

물론 부모인 제가 아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응원하며 비용을 지불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자신의 돈을 들여 참여했을 때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부모가 해주는 것을 당연히 여기지 않고, 돈을 귀하게 여길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의 투자 저금통이 아이들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해 줄 거라 믿어봅니다.


기부 저금통


마지막으로 기부 저금통에 있는 돈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모으는 돈이에요.


받은 용돈의 10%를 따로 떼어 모으는데 봉사 활동에서 받은 용돈은 특별하기에 100% 기부 저금통으로 향해요.


1년 동안 열심히 모은 기부 저금통의 금액은 연말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누기도 하고 중간중간 특별하게 기부할 일이 생기면 꺼내서 사용하고 있어요.


기부 저금통은 자신의 돈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나눌 수 있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저희 아이들이 사용하는 네 개의 저금통을 소개해 보았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소비, 저축, 투자, 기부에 대한 좋은 습관을 지닐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흘려보내야 또 채워진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말이에요.


어른인 저도 잘되지 않지만 어렸을 때부터 돈을 관리하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 나간다면 분명 지금의 저보다는 더 성장한 아이들이 되어 있을 거라 기대해 봅니다.


오늘부터 아이들과 네 개의 저금통 만들어 좋은 습관을 만들어 보시면 어떨까요?


자신의 돈을 관리하는 것은
내 인생을 관리하는 것과 같다.
- 조지 소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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