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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대화로 시작하는 돈 이야기(부동산 편)

일상에서 실천하는 경제 교육 습관

by 헬시기버
돈 이야기 좋아하세요?


요즘 '돈'에 관심 있는 분들이 부쩍 많아진 것 같아요.


특히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이전과 달리 사람들이 모이면 주식, 부동산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것 같구요.


저는 '돈'이라면 그저 열심히 일해서 모으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다 보니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의 가치가 점점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돈이 그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하고 고민하며 부린이, 주린이를 탈출해 보고자 책도 읽고 강의도 들어보는 등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어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이걸 조금 더 빨리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아이들은 저보다는 일찍 돈에 눈을 떴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렇게 제가 배운 돈에 관한 작은 지식을 아이들에게 나누기 시작했는데요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돈에 익숙해지고 부동산, 주식, 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의 돈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고 있어요.


그럼 지금부터 제가 아이들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돈에 관해 이야기 나눈 것들을 하나씩 소개해 볼게요.


아이들과 나누는 '부동산' 이야기


제가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게 계기는 바로 아들이에요.


아들이 하루는 유치원에 다녀와서 "엄마, 나도 아파트에 살고 싶어요."라고 말하더라구요.


당시 30년이 넘은 빌라에 살고 있었지만 큰 불편함 없이 만족하며 지냈었는데 아들의 말 한마디에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어요.


매일 아파트에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아들을 보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러고 보니 결혼할 당시 구경했던 바로 윗동네 아파트는 더욱 범접할 수 없는 가격으로 올랐고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때 무리해서라도 살 걸....' '왜 그때는 몰랐을까....'하며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다, 이제부터라도 알아 가자!'는 마음으로 부동산 관련 책도 읽고 특강에도 가 보고 임장이라는 것도 처음 해보았어요.


심지어 경매가 이루어지는 법원에까지 가 보기도 하구요.


가족 임장 나들이


부동산 공부는 저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온 가족이 함께하기도 했어요.


일명 '가족 임장 나들이'라고 부르며 주말 나들이로 여러 단지와 동네들을 둘러보았어요.


신축해서 입주하는 아파트에 놀러 가서 요즘 새 아파트는 어떤 모습인지, 어떤 점에서 좋은 아파트인지 살펴보기도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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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과천 푸르지오 써밋,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아이들은 깨끗하고 다양한 기구가 있는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기도 했어요.


오래된 아파트에 가서는 앞으로 이곳이 어떤 곳이 될 것인지 이야기 나누며 상상해 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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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낮에도, 어두운 저녁에도 이어지는 가족 임장(재건축이 될 여의도 광장, 재개발이 된 상도 롯데캐슬)

직접 집 안을 구경하러 가서는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단점인지, 과연 잘 팔릴지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었어요.

1587203489299.jpg?type=w3840 인천 논현동 공매 물건 보러 간 아이들 (당시 여섯 살, 네 살이었던 아이들)

아이들이 어리더라도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집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가족 임장 나들이를 갈 때면 힘들게 돌아다니지만 않고 놀이터에서 놀거나 간단하게라도 맛있는 것을 사 먹는데요 아이들에게 임장이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게 했어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아파트 보러 가자!" 하면 아이들이 신나 하며 함께 나서요.


모델 하우스 탐방


임장 나들이를 가며 아파트를 구경하기도 하지만 모델 하우스에 가서 앞으로 지어질 아파트를 구경하기도 했어요.


코로나 이전에는 모델하우스 방문이 자유로워서 정말 자주 다녔었는데요


2019년 한 해 동안 정말 많은 곳을 둘러보았었어요.

1576906220316.jpg?type=w580 2019년, 한 해 동안 꾸준히 다녀온 모델 하우스들의 팸플릿

모델 하우스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며 부동산의 열기를 아이들과 함께 느끼기도 하고,

20190826_162919.jpg?type=w580 모델 하우스를 찾은 엄청난 인파

기다리면서 주시는 맛있는 간식도 먹었어요.

1573947784703.jpg?type=w580 따뜻한 츄러스와 어묵을 먹으며 모델 하우스 입장을 기다리는 우리 가족

서서 기다리는 게 조금 힘들기는 했어도 그사이 같이 게임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아이들은 특히 모델 하우스에서 주시는 간식을 좋아했는데요


팝콘, 주스, 추로스, 더운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추운 날에는 어묵 등 다양한 간식들을 먹으며 즐거워했어요.


모델 하우스를 자주 방문한 아이들은 자기 나름대로 팸플릿을 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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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하우스에서 팸플릿을 보는 아들, 펜트하우스를 즐기는 딸

집의 위치나 구조도 살펴보고 여기는 무엇이 좋다고 말하기도 하며 좋은 집의 조건에 대해 자연스레 익혀 나갔어요.


이렇게 여러 모델 하우스를 가족이 함께 탐방하며 주말을 보내었는데요


너무도 감사하게 청약에 당첨되는 행운이 찾아왔어요.


가족이 새해에 만든 드림 보드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는데요


아파트에 살고 싶다고 했던 아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루어졌어요.


모델 하우스에서만 보던 새 아파트가 다 지어지고 나서는 아이들과 함께 사전 점검을 했는데요

SE-2c96d19b-859d-4ab6-9805-476755b70863.jpg?type=w580 사전 점검에 열심인 아이들

아이들은 서로 경쟁적으로 하자를 찾으며 큰 역할을 해주었어요.


아이들이 어리다고 함께하지 않았거나 아무것도 부탁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성장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부동산 방문


가족 임장을 하다 보면 부동산 방문은 필수인데요 이때도 아이들을 꼭 데리고 함께 들어가요.


아이들이 소장님과 나누는 이야기를 흘려듣기라도 하고 부동산과 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는데요


아이들과 함께 부동산에 들어가면 실제 거래를 하러 온 사람이라고 생각하셔서인지 부동산 사장님들도 더 잘해주시는 것 같아요.


어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이들은 한편에서 소장님이 주신 간식을 먹기도 하고 지도를 구경하기도 하고 명함도 챙기고 종이에 그림을 그리며 놀기도 해요.


계약을 진행할 때도 아이들을 함께 데려가는데요 아이들은 계약 과정도 살펴보고 집주인, 세입자분도 만나며 인사를 나누어요.


울산, 인천, 서울 등 다양한 지역의 부동산을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집 외에도 다양한 지역에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었어요.


저는 부동산이 어려워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방문하게 되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장소 불문 부동산 이야기


길을 걸어가거나 차로 이동하는 중에도 부동산 이야기는 끊이지 않아요.


"오! 여기는 연예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야. 서울숲이 있어서 산책하기 참 좋겠다."


"여기는 서울에서 가장 비싼 곳이야. 왜 그럴까?"


"여기 잘 봐봐, 이제 여기 허름한 집이 없어지고 엄청나게 멋진 아파트가 세워질 거야. 아파트 옥상에는 수영장도 있고 한강도 바라볼 수 있어."


"이런 주택들이 사라지고 지금의 아파트가 만들어진 거야. 옛날 보습 봐봐, 정말 많이 달라졌지?"


라고 말하며 수시로 부동산 대화를 나누어요.


#엄마, 왜 이렇게 집을 많이 부숴요? (재건축, 재개발 이야기)


하루는 길을 지나다 건물이 부서지는 모습을 보면서 아들이 말했어요.


"엄마, 왜 이렇게 건물들을 많이 부숴요?"


"응, 새 건물을 지으려고 하지."


"왜요?"


"건물이 너무 오래되어서 그럴 수도 있고 새 건물이나 아파트를 지으려고 그럴 수도 있지."


"아 그렇구나."


"빌라나 주택을 부수고 아파트를 지으면 재개발, 아파트를 부수고 다시 아파트를 지으면 재건축이라고 해."


(물론 새 건물을 지으면 재건축이지만 아파트에 대한 비유가 쉬워서 아파트로 설명했어요.)


자연스럽게 재건축과 재개발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어지는 질문들을 해보았어요.


"왜 사람들은 기존의 건물을 부수고 새로운 건물, 아파트를 짓는 걸까?"


"새 아파트를 지으면 뭐가 좋아지는 걸까?"


"오래된 주택, 건물이라고 싫어해야 할까? 아니면 기회라고 생각해야 할까?"


아이는 질문에 답하면서 부동산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 새가 사는 집도 가격이 다 다르다? (입지 분석)


얼마 전에는 아들이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엄마, 저기 보이는 새집도 가격이 다 다를 것 같아요."


"새가 사는 집이 가격이 있다고? 어떤 집이 비싼 새집일까?"


"저렇게 강이 보이거나 먹이가 많거나 다른 새집이랑 같이 있는 집이요."


"오 새도 강이 보이는 게 중요한가 보구나. 다른 새집이랑 같이 있는 집은 왜?"


"혼자 있으면 외롭잖아요."


다소 엉뚱하게 느껴지지만 지나가다 본 새집에서도 부동산 가격 형성의 원리를 나름 설명하지 않았나 하는 재밌는 대화였어요.




이렇게 저희 가족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부동산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한 경험을 나누어보았는데요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부동산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실제적인 공부가 되는 시간인 것 같아요.


해가 갈수록 아이들의 생각이 자라면서 이해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더 깊이 대화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당장 어떤 성과가 보이는 것이 아니더라도 부동산에 관한 자신만의 기준이 세워지고, 진짜 아이들이 필요할 때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어봅니다.


오늘부터 아이들과 함께 소소하게라도 부동산 이야기 나눠보시는 건 어떠세요?



돈에 대한 교육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습니다.
부모가 가르치는 돈에 대한 지식이
훨씬 중요합니다.
- 로버트 기요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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