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교육: 공부 편
겨울의 끝자락, 2024년 가족 비전보드 달성을 위해 아이들은 스키를 배웠어요.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끝나자마자 또 스키를 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1:2 강습에 스키복과 장비를 대여하니 비용이 적지 않게 들었는데, 아이에게 열심히 돈을 모아서 다시 오자고 말했었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물어보더라고요.
20여만 원 정도 든다고 했더니, 아이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바로 스키를 타기 위해 20만 원을 버는 목표였어요.
물가가 오르면 더 비싸질 수 있다고 하니, 25만 원으로 목표를 상향하더라고요.
그고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요.
초등학생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아이와 함께 마트에 장을 보러 갔는데, 아이는 선반에서 물건을 정리하시는 분을 보더니
"엄마, 저도 저거 잘할 수 있어요! 저는 일하면 안돼요?"하고 물어보았어요.
"박스가 무거울 텐데..."하니, 아이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자기도 마트에서 일하고 싶다고 진심으로 말했어요.
어려서 힘들 것 같다고 하니, "그럼 신문 배달은 안돼요?" "제가 돈을 벌 수 있는 건 어떤 일이 있어요?" "지난번에 얘기한 페트병 모으는 사업 하면 안 될까요?" 하며 정말 간절히 돈을 벌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미국과 달리 아이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아 부모인 저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그저 아이들이 열심히 문제집을 풀거나 도전할 때 주는 쿠폰 발행이 전부였어요.
그나마 여름에 계획한 사업에서 돈을 버는 방법이 최선이었는데요
하루는 아들이 흥분하며 집으로 들어왔어요.
"엄마, 엄마! 저 이번에 윈터리그 2등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학원에서 실시하는 리그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 같다는 아들의 이야기에
"응? 우와 잘했다. 끝까지 잘해보자."고 말했어요.
그런데 "엄마, 2등 하면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럼 그거 팔래요!" 하며 다짜고짜 상품을 받으면 팔겠다고 하더라고요.
아들은 자기에게 필요한 물건이 아니다 보니 직접 쓰려 하기보다는 받은 상품을 팔아서 돈을 벌려는 목적이었어요.
이어서 "엄마, 블루투스는 얼마에 팔 수 있어요?" 하며 거래 가격을 물어보았는데, 당근 마켓과 같은 거래 사이트에서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고 했어요.
아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상품을 팔려는 이유는 바로 스키 때문이었어요.
딱히 초등학생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못 찾은 아들은 이번 기회에 상품을 팔아 번 돈으로 또 스키를 타러 가겠다는 야심을 보였어요.
드디어 리그전 결과가 나오는 날.
학원에 다녀온 아이에게 물어보기도 전에 아들이 먼저 "엄마, 저 2등 했어요! 블루투스 이어폰 받을 수 있어요!" 하며 오는 게 아닌가요.
바로 중고 거래 가격을 아들과 함께 알아보았는데, 이 이야기를 들으신 외할머니께서 좋은 제안을 해주셨어요.
"다른 사람에게 팔지 말고 외할머니에게 팔아. 좋은 가격에 사 줄게."
아이는 더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말에 더욱 신이 났어요.
초등학생이 어떻게 하면 돈을 벌까 궁리를 하던 아이에게 뜻밖에 공부를 열심히 해서 돈을 벌게 되는 경험이 되었어요.
이렇게 아이가 학원 리그전에 참여하면서 공부로 돈을 번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는데,
'공부를 하면 돈을 벌 수 있구나!'를 아이가 처음 알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욕심이 있는 아이에게는 한 번씩 이런 경쟁이 도전이 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처럼 아이들에게 돈을 벌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 훌륭한 기업가들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면서요.
사실 아이에게 그냥 스키를 탈 수 있게 해 주면 이런 도전이나 경험은 없었을 것 같아요.
스키를 배울 수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고, 그에 따른 비용이 들며 그 돈을 마련해야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면서 시작된 일이었어요.
때로는 '결핍'이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네요.
이제 스키를 타기 위한 목표 금액까지 10여만 원이 남았는데, 과연 아이는 어떻게 이 돈을 벌어갈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