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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설 Jun 15. 2022

주니어 서비스 기획자의 사이드
프로젝트 여정 기록(2)

팀 목표 설정과 험난한 아이템 선정기

1편: https://brunch.co.kr/@jiseol/1



비사이드는 기수 제도이고, 각 기수는 14주라는 시간 안에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삼았다.

(우리는 14주보다도 훨씬 오래 걸렸지만.. 일단은 그렇다.)

나는 사이드프로젝트가 진행된 지 3주 차 정도에 기획 포지션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설렘 반 긴장 반의 마음으로 팀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팀원 각자 이 사이드프로젝트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를 공유하였다.



나의 사이드프로젝트 목표 공유하기

먼저 각 파트 별로 본인이 경험해본 것과 경험해보고 싶은 것을 나누었다.

경험해본 것은 말 그대로 내가 회사에서 일해왔던 방식과 어떤 툴들을 다룰 수 있을지 정도였고,

경험해보고 싶은 것, 즉 개인적인 목표를 아래와 같이 밝혔다.


서비스 제작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고 직접 출시해보는 경험을 해보고 싶음

회사가 아닌 다른 사람 들과 협업하는 경험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싶음

기존에 회사에서 하던 프로세스가 아닌, 각기 다른 포지션이 모두 함께 논의하여 서비스를 만드는 프로세스를 경험하고 싶음


가장 마지막 목표에 대해서 덧붙이자면, 이전 회사에서 나는 워터폴(Waterfall) 방식으로 일을 해왔었다.


폭포수 모델


기획 단계에서 UX/UI 컨셉을 잡고 스토리보드와 기획서 작업을 한 뒤, 디자인팀에 넘겨 GUI 디자인을 완성하고, 그 이후에 개발까지..

이렇게 순차적으로 진행해온 것이다.


생신입 시절에는 워터폴이니 애자일이니에 대한 지식도 없이 그냥 주어진 일을 해왔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일을 하다 보니 가장 불편한 점은 이후 디자인과 개발 과정에서 앞단의 기획이 바뀌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었다.

내가 디자인/개발 잘알에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는 현안을 가지고 있는 퍼펙트한 기획자였다면 조금은 더 잘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겨우 주니어에, 이후 변수가 발생할 경우의 수까지 예측할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늘 프로젝트 초반부터 모두가 모여서 '이렇게 진행을 해도 될지', '와이어프레임을 이런 식으로 잡고 가도 될지', '이 기능이 시간 안에 개발이 가능할지' 등등을 그 자리에서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차에 이와 같은 목표를 밝히게 되었다.


비사이드 사이드프로젝트는 정기적으로 모든 포지션이 모여 일주일에 한 번씩 주간회의를 하는 룰이 있다.

말 그대로 모두가 함께 프로젝트 초반부터 모여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전제가 있었기에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어있었던 것이다.



산출물 협의

개인의 목표와 지금까지 경험해봤던 것을 공유했다면, 각자의 능력치와 서비스 출시까지의 시간 내에 어디까지 어떻게 산출물을 낼 수 있을지를 미리 협의하였다.

아무래도 이 서비스를 실현시키는 부분에 있어서는 개발팀의 역량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고,

우리 팀은 앱보다는 웹 위주로 경험해본 개발자들이 모여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웹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으로 협의가 되었다.



그라운드룰 세우기

개인의 목표를 넘어서 이 사이드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그라운드 룰을 정하였다.

그라운드 룰에는 공동의 목표와 사이드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의 규칙이 포함되어있는데,

이 규칙 같은 경우에는 매주 언제 몇 시에 전체 팀 회의를 할지, 파트 회의를 할지, 회의록은 돌아가면서 쓰기 등의 내용을 작성하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 여기게 될 것은 공동의 목표였다.

                                                                   

포트폴리오에 넣을 만큼의 퀄리티로 만들기

출시 후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서비스 운영 경험하기

14주 안에 작은 서비스라도 꼭 출시하기

모두가 만들고 싶어 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개개인이 세운 목표를 최대한 지킬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하기


사이드프로젝트는 모두의 본업이 아니기 때문에 냉정하게 보자면 서로의 책임감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모두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이드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은 사실 개개인의 '의욕'과 '성취감', '목표의식'과 같은 추상적인 것들 뿐이라고 볼 수 있었다.

완성을 하기 위한 어떤 구체적인 방식이나 강력한 재제를 정한 건 아니지만, 구성원 모두가 현업을 이어나가는 와중에 부담스럽게 느끼지 않으면서도 프로젝트 중간중간 상기할만한 공동의 목표를 정의해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험난한 최종 아이템 선정 과정

내가 합류했던 시점은 아이템 도출을 위한 아이데이션을 하던 타이밍이었다.

최종 아이템을 정하는 과정은.. 말 그대로 험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반에 아이템을 선정하고 진행했으나, 5주 차에 이 모든 것을 엎고 다시 새로운 아이템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까지 진행한 상태였으며, 주어진 14주 중 5주라는 시간을 할애했기 때문에 엎기까지도 너무 많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단순히 '아깝다'라는 감정은 뒤로 젖혀두고 객관적인 사실만 리스트업하고 나서 보니 우리 스스로가 이 아이템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구현을 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리소스가 든다는 점을 감안하고 그렇게 다른 방안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아이템을 엎었을 당시의 회의록...


기획, 디자인 파트가 모여서 이 아이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을 것 같은 이유를 따져보고, 그럼 어떤 아이템을 새로 가져가야 할까? 하고 머리를 쥐어짜며 화상 회의를 진행하던 때였다.

아이템이 엎어져 막막한 상황과 더불어 또 어떤 아이디어를 던져야 할지 다들 쉽사리 말도 못 꺼내고 그렇게 1시간, 2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모두에게 괴로운 시간이었다.


그때 나는 당시 나의 골칫거리에 대한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바로 회사에서의 회의 시간이었다.


나는 사실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편이다. 세상만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슴으로는 이해하지 못해 늘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다.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극혐 하는 입장에서 당시 회사에서의 회의 시간은 나에게 너무나도 큰 고통을 안겨주던 찰나였다.


불필요하게 길게 진행되는 시간, 구성원들이 의견을 내지 않아 침묵이 길어지는 시간(내는 사람들만 미친 듯이 아이디어를 던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나의 주제에 대한 결론을 내지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주제로 넘어가 이도 저도 결정된 것이 없이 뺑뺑 도는 대화들...


이렇게 반복되는 비효율적인 회의 때문에 문득 회사 동료에게 '주방에서 쓰는 계란 타이머 돌려서 그 시간 안에 무조건 결론을 냈으면 좋겠어'라고 했던 나의 말이 떠올랐고, 무심코 '무조건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웹사이드 어때요?' 하고 아이템으로 제안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비효율적인 회의에 이골이 나있는 직장인이었던 이유 때문이었을까?

내가 던진 한마디에 다른 팀원들 모두 다양한 아이디어와 생각나는 기능들을 마구마구 얘기하기 시작하였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 아이템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객관적인 근거에 대해 정리해보았고, 추후 전체 미팅 시간에 개발팀에게 공유 후 구현 가능 여부와 동의를 얻어 그렇게 다시 한번 최종 아이템을 선정하게 되었다.



직장인들이 효율적으로 회의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웹 서비스를 만들어보자!




투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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