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묘 입양이야기 2편
보호소에서 입양한 두 아가들을 집에 데려왔다.
내가 살고 있던 곳은 9평 남짓한 오피스텔 원룸. 나 하나 몸 누일 곳만 있던 그곳에 어떤 패기로 고양이들을 데려왔는지 지금 다시 떠올려봐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때의 나는 불편함보다는 이 고양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고싶다는 책임감이 더 컸던게 분명하다.
보호소에서 우리집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 30분 남짓하는 시간동안 고양이들은 끊임없이 울었다.
괜찮아, 금방 갈거야 라고 타일러도 고양이들에겐 이 모든 것이 낯설고 무섭겠지.
빨리 내려달라는 보챔과 함께 남자친구의 마음도 초조해져만 갔다. 덕분에 도착 예상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해서 고양이 켄넬 문을 열어주자마자 고양이들은 우리집의 유일한 방, 화장실로 들어갔다.
차가운 타일바닥 위가 뭐가 그리 좋은지 어두컴컴한 샤워부스에서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앵앵 울어대던 울음소리도 어느샌가 딱 멈췄다.
이 낯선 공간에 의지할 것은 서로밖에 없다는듯, 서로의 몸을 꼭 껴안고 웅크리고 있었다.
차가운 타일바닥에 감기는 걸리지 않을지, 배고프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어 준비한 고양이 화장실과 밥을 모두 샤워부스에 넣어주었다. 경계심이 풀리면 언제든지 나오라는, 나는 너희들을 헤칠 생각이 절대 없다는 표현이었다.
한동안 나오지 않다가 밤 11시가 넘어서야 화장실 밖을 나와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한마리가 나오자 나머지 한마리도 따라나왔다.
온 방을 킁킁대면서 울며 돌아다녔다. 마치 여기가 어디냐는듯, 나 여기 싫다는듯 계속해서 울며 휘젓고 다녔다.
나는 이 환경이 혹여 더 스트레스는 아닐지, 내가 괜한 짓을 한건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울음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그날은 잠을 잘 수 없었다. 혹시 뭘 떨어뜨리지는 않을지, 옆집에서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신고를 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가족을 맞는 반가움보다는,
나도 같이 낯설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런 내 마음을 느꼈던건지 그래서 고양이들도 불안해하고 무서웠던게 아닐까 싶다.
나 한 몸 건사하기도 벅찼던 내가 두마리의 고양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이 밀려왔다.
새벽 내내 들려온 구슬픈 울음소리와 함께 우리의 첫 날은 그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