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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soo Kim Jul 10. 2021

엘도라도

바다 건너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는 황금의 도시이다.


길 가에 떨어져 있는 황금이나 보석은 줍지 않는 게 좋다. 주민들의 비웃음을 사기 쉽기 때문이다.


전설 속의 엘도라도는 태평양 건너 남미 북쪽 해안가 언저리에 있었다는데, 지금의 엘도라도는 인천에서  한 시간 거리 안에 있다.


거기 모여 있는 한국인들은 모두 황금을 주으려 온 사람들이다. 거리거리마다 비슷한 행색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다.


바다 건너 여기 모여 있는 사람들이야 모인 이유가 다 똑같다. 황금을 캐기 위해서이다. 요즈음 황금을 캐기 위해서는 삽이나 곡괭이는 필요 없다.


일사불란한 조직만 있으면 된다. 사장께서는 집을 빌리고 바다 건너 동방예의지국에서 일꾼들을 모집해 와서 그분들의 고향인 한국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전화를 걸게 한다. 물론 문자를 보낼 때가 훨씬 많다.


‘저금리 신용대출’ ‘ 신용등급 낮은 분들도 대출 가능’  ‘신청 당일 대출 가능’


이런 문자들은 바다를 건너가서 황금을 캐고 캐어낸 황금을 가지고 다시 바다를 건너온다. 그리고 이 황금의 땅 엘도라도에 오늘도 황금이 쌓여간다. 지난해 그렇게 바다를 건너간 황금이 7천억이었다. 


2018년 4,040억

2019년 6,398억

2020년 7,000억


이들이 세운 황금의 제국에 건너오기 위해 바다 건너 동방예의지국 청년들이 비행기를 타고 온다. 한 탕 크게 할 것을 기대하며... 그리고 그 제국의 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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