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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곳을 함께 간다는 건

그와의 여행 [필리핀 팔라완 2]

by special J

사랑하는 사람과는 많은 것을 공유하고 싶다. 이는 현재의 것뿐 아니라 비단 나의 과거의 것도 포함한다. 남편과의 첫 해외여행지로 내가 살던 팔라완에 간 것만 해도 같은 이치이다. 내가 20대 초중반에 그곳에서 만난 사람, 자연, 느낀 감정들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다.


우리 커플의 대화 주제는 무궁구진하다. 비슷한 전공으로 공부했으며, 앞으로 비슷한 업으로 살아갈 예정인 우리는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면서도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서로에게 "너무 보수적인거 아니야", "그건 너무 편협하지 않아?"라고 말하면서도 또 수용하고 때로는 "내 말이 다 맞아"라고 우기면서 끝나기도 한다.(물론 마지막 건 장난이 섞인 말이다.) 이런 토론은 갑작스레 일어나기도 해서 자기 취침하려 누웠다가 몇시간을 애기하고 잔적도 있다.


하지만 내 과거의 경험까지 그가 속속들이 알수는 없다. 필리핀의 경험에 대해서 애기하려 치면 "거기는 그래"라는 말을 하며 마무리 할수 밖에 없다. 이번 여행으로 그가 필리핀에 대해 이해하고 그도 필리핀을 좋아해주길 하는 바람이었다.


팔라완의 보석이라 불리는 엘니도부터 내가 다니던 일터, 식당, 지인들을 방문했다.


여행마칠 때즘 그에게 무엇인 가장 인상적인 장소인지 물었다. 2년간 내가 일했던 학교가 제일 인상적이었다고 애기했을 땐 꽤나 만족스러운 대답이었다. 그가 관광지나 분위기 좋은 식당이 제일 좋았다고 하면 나는 꽤나 실망했을 것이다. 나의 과거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꽤 좋았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것을신기해하고 좋아해주었다. 우리가 묶었던 시내의 호텔 뒷편에 큰 나무가 있었는데 남편은 그나무가 아바타의 "에이와" 같다며 너무 신기해 했다. 나는 팔라완의 나무들을 사랑한다. 오죽하면 현지교육 때 팔라판 첫 방문 후 제일 인상적인 게 나무라고 했을까.


하지만 그는 스노쿨링에 꽤 익숙하지 못했다. 엘니도를 위해 벤을 5시간이 타고왔는데 그가 즐기지 못하는 것이 내게 큰 일이었다. 그의 스노쿨에 물이 조금씩 물이 들어오는 것이 그가 즐기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나는 꽤 좋은 스노쿨을 가지고 있었고 남편의 것은 그냥 마트에서 산 저렴한 것이었다. 그가 스노쿨링을 즐기수 있기를 바라며 내 스노쿨을 쓰라고 바꾸어주었다. 마트에서 산 스노쿨은 자꾸 물이 들어와 조금씩 물을 빼주면서 해야해서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이걸 말하면 배려심 많은 남편은 본인이 불편한 것을 쓰려고 할 것 같아 스노쿨링에 익숙한 내가 아무말 없이 저렴한 것을 사용했다. 나중에 남편에게 이 애기 하니 꽤 감동을 받은 눈치다.


서로가 다름을 알아가는 것도, 그곳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것도 우리의 여행의 일부이다. 앞으로 있을 여행을 통해 여행지를 알아가는 것 뿐 아니라 그를 더 알아가고 이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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