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여행의 기억, 잉글랜드 북부지역
얼마전에 시즌1을 완료했던 예능 프로그램의 제목이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매우 재미있게 봤는데, 이 프로의 묘미는 세계 각 나라의 관광지가 아닌 친구의 집을 방문하는 것이다. 그 곳에서 출연자들의 부모님과 유년시절을 보고 그 집에서 생활하는 것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관광지가 아닌 실제 그 지역민이 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부활절 방학 시기에 코스메이트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그 친구는 기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타운에 살았다. 그래서 항상 놀다가도 "기차가 끊기기 전에 가야해" 하면서 먼저 일어나는 친구였다. 그리고 항상 헤어질 때쯤이면 기차시간표가 적힌 카드를 보면서 "10분뒤에 일어나자, 그 때 기차가 있어"라고 하는 친구였다. 한번은 놀다가 헤어졌는데 전화가 왔다. "나 마지막 기차와 버스를 모두 놓쳤는데 너희집에서 자도 되겠어?" 물론 대환영이다. 다행히 친구 부모님이 친구를 데리러 올수 있는 상황이 되어서 우리집에서 자진 않았다.
영국에서 생활하는 가정집에 가본적이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친구의 집에 가는 것은 또 기분이 달랐다. 또한 헤로게이트 지역은 '물'로 유명한 지역이다. 유명한 찻집인 베티스 티룸이 있고, 아픈 곳을 낳게 해준다는 성수를 마시는 곳이 있고, 스파를 할 수 있는 hot tub 이 있다. 하지만 이 중 우리가 한것은 하나도 없다. 사실 성수마시는 곳이 있는 박물관까지는 갔었다. 그곳에서 친구가 이렇게 말한다. "음, 난 안먹는걸 추천할께, 그렇게 위생적인것 같지 않거든". 내가 보기에도 그랬고 우리들 중 마신 사람은 없었다. 이것이 내친구 집에 가는 묘미이다. 관광지 대신 지역 공원, 펍과 클럽을 가며 현지인 처럼 그곳을 즐기는 것.
사실 영국을 여행하다는 것 자체가 그렇다. (단, 런던은 제외다) 그렇게 구미가 확 당기게 가야할 곳도, 그렇다가 보지 않기도 찜찜하다. 도시들이 대체로 비슷한 건축물이며, 성당도 비슷해보이고 (적어도 나에겐), 처음에 아름답다고 감탄하던 Abbey 들도 어떻게 이것들이 복제한것 마냥 비슷하게 있냐 싶을 정도로 비슷하다. 헤로게이트는 잉글랜드 북부 부유층들이 많이 산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인지 다른 어떤 공원보다도 영국정원의 느낌이 강했다. 영국정원의 느낌이라면, 아기자기하면서도 초록이 있는데 잔디밭의 느낌이라기보다 관리된 동산의 느낌이다. 사실 말하는 나도 설명하기가 힘든데, 적어도 미국의 센트럴파크나, 일본식의 매우 작은 느낌과는 다른 분위기이다. 헤로게이트 공원의 음 여기서 영국의 귀부인들이 거닐었구나라는 수식어가 나오기에 충분했고, 그에 맞는 호수와 꽃들이 있었다. 사실 헤로게이트 곳곳에서 잔디밭과 같은 작은 로컬 공원을 볼수 있었는데, 위의 사진도 그 중 하나다. 친구가 말해주길,
저 꽃은 봄을 부르는 꽃이라고 한다. 저 꽃이 피기 시작하면 봄이 온거라고 한다. 하지만 이 때 나는 겨울 잠바를 입고 있었다.
산책을 하다가 우리는 시청건물 쯤으로 보이는 건물로 들어갔다. 나는 왜 갑자기 이건물에 들어가는 걸까? 라고 생각했는데, 그곳은 펍이었다. 들어가면 뻥 뚤린 사교장과 같은 엄첨난 넓이의 공간이 나오는데, 이런게 멋진 펍을 만들 생각을 했다니라는 생각이 드는 펍이 었다. 사실 영국에서 봤던 대부분의 펍은 멋지다. 펍계의 삼성인(이 비유가 맞는지는 모르겠다) 위더스푼에서 이 펍을 인수했다고 한다. 나중에 이 펍 건물이 대체 머 하는 건물일까? 해서 찾아봤는데, 옛날에도 주로 부유층을 위한 찻집이었던 같다. 구글에 보니 빅토리안의 펍 사진도 있다. 홈페이지에 보니 1920년 때 인기 장소였다고 한다. 여기가 멋진 영국 펍14개 안에도 들었다고 하니, 한번 가볼 만한 곳이었다.
보통 우리 집에 내 친구가 놀러오는 것을 가정해보자.
보통 거실에서 티비를 보던 아버지들은 후다닥 방으로 들어가는 간다.
하지만 친구의 아버지는 그렇지 않았다. 들어가자마자 현관에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시더니, 우리를 식탁으로 안내한다. 그러고 우리게에 대화 또는 인터뷰를 시작한다. "너는 어느나라에서 왔니" "여기 생활은 어때?" 등등 그리고 곧 들어갈 줄 알았던 아버지는 우리에게 보드 게임을 제안했다. 하! 친구아빠와 보드게임이라니!
보드게임이 단어를 맞추는 게임이었는데 (우리나라의 스무고개와 비슷한) 대부분이 영국역사와 관련있거나, 어려운 단어여서 게임자체가 재미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친구 아버지와 이렇게 게임하고 친구처럼 놀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유쾌한 일인가?
친구 어머니는 우리에게 저녁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요크셔지역의 요리 중 하나인 요크셔푸딩이다. 이 것은 사실 요크셔가 아닌 곳의 펍에서 쉽게 먹을 수 있고 푸딩도 아닌 것 같다. (영국에서 푸딩은 디저트를 의미한다) 빵 같은 느낌의 음식인데 주로 그레이비 소스와 먹는 것 같다. 먹으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게 영국집밥의 맛이구나!
우리는 저녁을 먹고 펍을 갔다. 그리고 클럽엘 갔다. 내가 살던 곳과는 달리 로컬적인 느낌이 많이 나던 곳이었다. 그렇게 놀다가 집에 돌아왔다. 사실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내가 가위 바위 보에서 꼴지를 하여 제일 별로인 잠자리였던 쇼파에서 잠들었건 것이 기억난다.
그렇게 헤로게이트 내 친구의 집에서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