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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ecial J Jul 20. 2016

#6 엘니도, 태초의 아름다움

필리핀, 팔라완, 엘니도

  이 매거진 제목답게 오래된 여행의 기억이다 보니 유럽에서 갑자기 아시아에 왔다. 최대한 유럽부터 끝내려고 했으나 조금 지겨워져서 다른지역을 적어보고자 한다. 원래 인간이란 자기가 기억하고 싶을 때 기억하고 싶은 것을 기억하는 법이다. 또 다른 이유는 난 사람들에게 내게 사랑해 마지 않는 잉글랜드 북부지역을 소개하고 싶었다. 한국은 신기할정도로 북부지역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입경로는 피렌체, 파리였고 나는 우선 소위 유명한 관광지를 먼저 적어야 하나 생각했다. 그래서 현재 내가 적고자 하는 지역은 한국에서 나름 핫한 엘니도 지역이다.



엘니도는 소위 핫 하다. 

몇년전 무한도전 무인도편의 촬영지이기도 했고, 요즘 인기 신혼여행지이기도 하다. 내가 엘니도를 방문한 것은 2011년도에 3번에 걸쳐 방문했다. 갈때마다 너무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서 놀라고 있던 지역이기도 하다. 투어비용, 교통비, 숙박비는 1.5배에서 2배까지 올랐다. 별로 크지도 않은 해변가에는 공사장이 몇개나 생겼다. 지금은 력셔리한 호텔로 변해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엘니도는 엘니도이다. 하루종일 전기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히 포기해야 한다. 밤에서 이른 아침까지 전기가 들어온다. 나는 엘니도에 가서 야심차게 에어콘 방을 잡은 적이 있다.(에어콘 방은 조금 더 비싸다) 하지만 이것이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에어콘을 말그대로 그림의 떡이었다. 많은 필리핀의 해변들은 보통 외국인에게 점령당했다. 가이드나 보트 운전자들인 필리피노는 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 엘니도는 필리핀 여행자들 뿐 아니라, 하교한 학생들이 해변에서 놀고 있고, 가족이 수영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지금도 그럴길 간절히 바란다.






엘니도

사실 한국사람들에게 팔라완 이라고 하면 작은 섬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팔라완은 길게 생기 나름 큰 섬이고 관광해야할 포인트도 많다. 많은 이들이 주도인 푸에르또 프린세사에만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푸에르또 프린세사도 특색 있는 도시이다. 근처 혼다베이도 다른 필린핀 해변에 비하면 휼륭하다. 론니플래닛 필리핀 편에서는 혼다베이가 엘니도에 비교되어 저평가 되어 있는 곳이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해변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엘니도는 내가 가보았던 어느 해변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팔라완에 간다면 꼭 엘니도로 떠나자.

론니플래닛에서 엘니도는 땅 위의 것들이 아름답다고 한다. 깎아질듯한 기암절벽과 푸른빛 바다, 내가 이것을 보았을 때 지구과학 상식을 떠올리고자 했다. "저 섬은 융기되고 난 뒤 침식되어서 이렇게 생겼을까?" 라고 생각하던 도중 나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몇천, 몇만년을 세월을 헤아려도 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내 스스로 이렇게 답을 내렸다. 

저건 그냥 신이 태초부터 저렇게 만들었을꺼야

엘니도는 섬이 엄첨나게 많다. 재미있다 헬리콥터 섬, 빅라군, 스몰라군, 시크린 라군 세븐 코멘더스섬 등 얼마나 섬이 많은지 투어가 a,b,c,d 가 있는데 이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나는 갈때마다 다른 사람들과 가서 동일한 코스도 여러번 했는데 할때 마다 기분이 달랐다. 이 투어의 특이한 것이 점심식사이다. 투어를 시작할 때, 배에 같이 탄 가이드는 낚시를 시작한다. 그리고 스노쿨링할 때는 필리핀 씨위드를 건져 올린다. 그 모든 것은 점심식사 시간에 볼 수 있다. 실로 자급자족 하는 투어였다.


라군이라는 것은 엘니도에서 처음 알게된 개념인데 병풍을 생각하면 쉽다 조그마한 구멍 같은 데를 들어가면, 절벽으로 병풍이 쳐진 자연 풀장이다. 그 위로 보는 하늘은 내가 다른세계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 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시크릿 라군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엘니도의 물위의 것들이 아름답다고 했는데, 물 밑의 것은 더욱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들어 준다. 한번은 엘니도를 도착하니 오후였고, 보통 투어는 오전에 출발하는데 우리는 다음 날 다이빙을 계획하고 있었기에 무리해서 반나절이라도 투어를  진행했다. 그래서 오후 해질녘에 바다 한 가운데서 수영을 하였는데, 빛에 반사받은 작은 물고기 떼들이 반짝거리면 수영해 가는 관경은 잊기 힘든 관경이었다. 그 외에도 다른 지역에서는 다이빙을 통해서 볼 수 있던 형형색색의 산호들을 그냥 스노쿨링을 통해서 볼 수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다이빙 도전

나는 다이빙 오프워터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만, 수영도 못하고, 다이빙이 아직도 무섭다. 가끔 부력조절을 못해서 혼자 떠오르기도 하고, 너무 내려가기도 한다. 엘니도에 놀러온 언니는 수준급 다이버였는데, 어신이라 불릴만큼 많은 어종을 본 목격자였다. 언니와 섬투어를 하면서 새끼 상어와 거북이도 보았다. 언니가 다이빙을 제안해서 나도 다이빙을 하게 되었다. 처음 다이빙 포인트는 north rock 이었는데, 섬 한바퀴를 도는 것이었다. 긴장했던 나는 산소를 너무 많이 써서 나올 때는 옆 다이버의 산소통을 물고 나와야 했다. 다음  다이빙 때는 하얀 모래바닦위에서 두발로 수영하는 거북이도 보고 타워펠리스같은 니모 집도 보았다. 하지만 이 모든 어종을 대더라도 같이 있던 언니의 말을 대신 할 순 없을 것 같다.


이런 절경인 곳에서 다이빙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동적이야

그렇다. 이런 아름다운 곳에서 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어떤 물고기를 보았는가 보다 중요했다.



카약의 추억

엘니도의 메인비치에서 보면 저 멀리 점많큼 작게 보이는 카약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커플이다. 멀리서 보면서 아 나도 바다 한가운데서 저렇 유유자적 하고싶다라는 생각에 우리는 카약보트를 한대 빌리기로 했다. 빌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숙소 카운터에서 빌려주는 곳을 바로 연결해 주었다. 젊은 청년은 우리에게 간단히 노젓는 법을 가르쳐 주고 우리는 떠났다. 하지만 멀리서 유유자적 하던 보트들은 겉으로보기에 그랬을지라도 엄첨난 노동을 하고 있었다. 마치 오리가 떠다니는 것 같지만 밑에서 열심히 발차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함께했던 선생님과 나는 돌섬 같은 곳에 우여곡절끝에 도착했다. 도착하고 나니, 빗방울이 떨어졌다. 우리는 잠시 돌섬에 비를 피하기 위해서 들어가 있기로 했다.


체력도 고갈되었고, 춥기도 추웠기에 좀 오래 쉬었던 것 같다. 갑자기 저 멀리서 우리에게 오는 듯한 카약보트를 빌려준 청년이 오고 보였다. 우리에게 오는 걸까? 우리가 너무 불상해 보였던 걸까? 그렇게 열심히 노를 저어서 도착한 청년은 오자마자 보트에 흠집이 있는지 살폈다. (응?) 그리고 돌섬이라서 보트가 상처날까봐 걱정이 되서 왔다고 했다. 우리보고 안돌아가냐고 물어보더니, 자신이 끌어주겠다고 했다. 우리보트르 순식간에 자기보트에 노끈 같은 것으로 묶어 연결하더니, 우리가 한시간에 걸쳐 노저어 간 곳을 몇분만에 왔다.


도착한 뒤, 우리에게 기념사진을 찍어준다고 했다. 우리는 모래해변 위에서 카약을 타고  손으로 노젓는 척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을 볼 때마다, 바다위도 아닌 해변에서 노젓는 척을 하는 설정사진이 웃겨 웃음이 난다. 좋은추억과 카약이 보이는 것 만큼 쉽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은 좋은 추억이었다.



나가며

엘니도에는 놀랄만큼 프랑스 관광객이 많다. 한번은 왜이렇게 프랑스 사람이 많은지 물어봤다.

"나도 프랑스사람이 많아서 깜짝놀랄 정도야, 전에 프랑스 티비 프로그램 배경이 된적이 있거든"  

보통 한달을 휴가를 즐기는 유럽인들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한번은 팔라완에서 오래 살았다는 이에게 팔라완에 갈만한 여행지가 있는지 물어봤다.

"음, 포트바튼을 가지 않았다면 포트바튼을 추천할께, 비치가 한적하고 아름다워"
"거기가 엘니도 보다 예뻐?"
"당연히 아니지, 엘니도는 단연 최곤데, 근데 당연히 엘니도는 가 봤을거 아니야?"


사실 엘니도를 가려면 마닐라에서 한시간 가량 푸에르또 프린세사에 가는 비행기를 탄뒤에, 5시간 가량의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접근하기 쉬운 곳은 아니다. 이런 점인 엘니도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 함께 했던 분들의 사진을 다수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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