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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su Kim Feb 05. 2023

브랜딩의 시작, 분석하기

세상에 나를 알리는 첫 단계

쉽게 시작하는 브랜딩의 첫 번째 단계, 분석입니다. 이 사업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어떤 시장을 타깃해야 성공할 수 있는 지를 가늠해보는 시간이죠. 사실 스타트업에서는 이 분석 단계를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정했던 미션과 사업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도 있고, 시장 내에서 포지셔닝하는 영역이 확장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이렇게 고민을 거듭하며 고객과 팀, 제품의 미래상을 머릿속에서 그리다보면 미로 속에 빠지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럴 때 아래의 기본적인 개념과 방법들이 간단한 지침이 되길 바래봅니다.


1. 미션: 내 브랜드가 왜 존재해야 할까?

첫 번째 순서는 미션을 정하는 것인데요, 임무 혹은 사명이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는 쉽게 말해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한 문장입니다. 구체적인 행동의 목표를 제시하는 비전과는 달리, 브랜드가 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거시적으로 설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래의 예시를 보며 좋은 미션이 무엇인지 감을 잡아보시죠.


1. 29cm: 감도 깊은 취향 셀렉트샵

Guide to better choice (해석: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가이드)

고객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취지를 간결하게 담아낸 선언문입니다. 29cm 미션은 이창우 대표님의 설명에 따르면 3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좋은 브랜드 발굴: 추천할 만한 근거가 있는 브랜드를 선택

브랜드의 가치를 콘텐츠화: 사실을 왜곡하지 않으며, 모든 콘텐츠는 구입 가능한 상품과 연결되게 함

더 좋은 소개, 판매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 뛰어난 포장이 아닌 본질의 탐구를 우선시하며, 사람들이 결과물을 즐기고 영감을 받을 수 있게 함

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29cm에는 규모에 상관 없이 매력적인 브랜드들이 포진해 있고, 이들을 매거진이나 PT를 통해 큐레이션해주니 미션과 그 결과물들이 잘 일치하고 있는 것 같네요. 


2. 퍼블리: 당신 곁의 랜선 사수

기술을 통해 누구나 관심과 의지만 있다면 좋은 네트워크를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다

일하는 사람들의 커리어 여정에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퍼블리의 미션 선언문입니다. 정보와 지식을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눔으로써 사회 전반의 상향 평준화를 꿈꾼다는 박소령 대표님의 가치관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하네요. 퍼블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은 구체적으로 아래의 2가지 의미를 내포합니다.

일에 대한 지식과 정보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해결

남들이 좋다는 일이 아닌, 나에게 잘 맞는 일을 발견하고 더 즐겁게 일하는 삶

정리해보면 더 잘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일에 대한 적합한 기준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타깃이 즐겁게 일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이 그려지네요. 이러한 세상을 기술을 통해 이루겠다는 퍼블리의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3. 트레바리: 읽고, 쓰고, 대화하고, 친해져요!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

그룹 독서 모임을 열고 참가할 수 있는 플랫폼 트레바리는 지적 성장과 더 친밀한 관계가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지적 성장은 독서를 통해, 친밀한 관계는 네트워킹을 이용해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2. 포지셔닝: 브랜드가 가장 잘 부각될 수 있는 위치는 어디일까?

문자 그대로 시장 내에서 브랜드가 잘 안착할 수 있는 포지션을 찾아보는 일입니다. 경쟁자가 많은 레드 오션을 섣불리 택한다면 쉽게 묻힐 수 있고 시장의 확장성이 보이지 않는, 지나치게 작은 시장을 타깃한다면 확장성이 없겠죠. 효과적인 포지셔닝을 위해서는 2가지의 개념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위의 질문들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서는 POPPOD의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데요, 각각 카테고리 내에서 브랜드가 공통적이거나 다르게 가져야 할 특성을 가리킵니다. 같은 카테고리 내에서 다른 경쟁사와 동일한 POP를 가지면서도 POD를 내세워야 고객의 머릿속에 빠르게 인식될 수 있죠.  



특정 카테고리 내의 브랜드로 잘 인식되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속할 카테고리와 POP를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와인 맥주'라고 불리우는 듀체스 드 부르고뉴가 좋은 예시인데요, 이 제품은 와인이 아닌 맥주의 카테고리에 제품을 넣음으로써 고객들에게 '와인 맛이 날 것 같은 프리미엄한 맥주'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실제로 결과는 대성공이었죠. 만약 이 술이 와인 시장을 타깃해서 '맥주 와인'으로 만들어졌다면 사람들은 이 제품을 '맥주 맛이 날 것 같은 캐주얼한 와인'으로 인식했을 것 같습니다. 이 경우에는 지금처럼 프리미엄한 이미지를 가진 제품으로 브랜딩할 수는 없었겠네요.



이렇게 카테고리를 정한 뒤에는 POP (유사성)를 잘 신경 써주어야 합니다. 듀체스 드 부르고뉴도 맥주로써 가져야 할 기본적인 특성을 충실하게 제공하여 시장에 잘 안착했다고 볼 수 있는 것처럼요. 다른 맥주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탄산감과 거품 등을 와인 맛과 함께 느낄 수 있게 한 것이죠. 이는 POP를 잘 충족시킨 예시가 됩니다. 만약 맥주에서 느껴져야 할 탄산감 같은 요소가 없었다면 이 브랜드는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술로 인식되었을 거예요. 


POP와 함께 POD (차별성)도 고려해보아야겠죠. 듀체스 드 부르고뉴의 경우 맥주에서 깊은 풍미의 와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부분과 함께 프리미엄한 이미지를 차별점으로 두었습니다. 이를 통해 맥주를 마시면서도 고급스러운 취향을 느끼고 싶은 고객들을 성공적으로 타깃할 수 있었죠.


여기까지 브랜드를 분석하는 첫 단계를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브랜드의 가치와 경험을 정해보는 '브랜드 정의' 단계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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