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꺾여도 끝까지 하는 마음

성과가 없는 일을 하는 사람

by 지수

글이라는 건 결국 마음이 한숨 쉬듯 느긋해지는 순간에야 비로소 나온다.
그래서인지 글을 쓴다는 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걸 요즘 더 절실히 깨닫는다. 마음이 힘들면 하고 싶은 말도, 남기고 싶은 문장도 없으니 말이다.


현생이 너무 바빠 여유가 없을 때도 있고, 계속 쓰고 있는데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아 괜히 조급해질 때도 있다. 회사에서 모든 에너지를 다 쓰고 나면 집에서는 그 어떤 것도 하기 싫은, 아주 평범한 삼십 대의 하루.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는 시간을 짜내어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있음에도, 왜인지 모르게 내가 게으른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유명해지고 싶어서 쓰는 글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내 문장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솔직히 있다.
조금의 반응만 있어도 그 에너지로 몇 줄을 더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나는 떠들기를 좋아하고,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다시 글을 쓰겠다고 다짐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나태해지려는지, 나조차 웃음이 나온다.


나는 ‘성과 없는 일’, ‘효율 없는 일’을 누구보다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글을 꾸역꾸역 써 내려간다는 것은, 결국 내가 글쓰기를 정말 좋아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떻게든 해낸다’는 건 내 삶의 모토이기도 하다. 누군가 말했듯, 중요한 건 꺾여도 끝까지 하는 마음, 어떤 일은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가 나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까지 브런치에서 수필 한 집을, 자서전을 20편 이상을 남기기로 한 나의 다짐을 이뤄내기 위해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본다. 끝까지 이뤄내는 나의 끈기를 나 자신에게도 다시 상기시켜 본다.


사실 오늘은 회사 일이 너무 바빠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캘린더를 보니 월요일 이후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았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브런치를 켜서 이렇게 몇 줄을 적어본다. 조용한 시간에 차곡차곡 쌓아둔 문장들이 결국엔 나를 이루는 본질이 될 테니까.


그래서 오늘도, 마음의 여유를 되찾기 위해 나는 이렇게 또 몇 줄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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