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빛나고 있어요.
일러두기.
지향한다는 말은 의식이 어떤 대상을 향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니어그램 각 유형은 각각의 지향점이 있습니다. 통합점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데, 병이 걸리고, 아프고, 힘들어서 삶의 방향을 고치면 늦습니다
조금 더 빠르게 지혜를 주고자 이 챕터를 씁니다.
유형별로 지향해야 하는 삶이 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고질적인 악습을 끊어내는 상담 이후의 삶을 증언하는 챕터입니다.
공허하고, 싸우고, 심지어 정신과 약을 먹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세상을 향해 외칩니다.
에니어그램 4번 유형은 사랑받기 위하여 특별한 무엇이 되어야만 할 것을 요구하는 세상에서 상실에 대한 통제나 방어하는 방법을 자신의 결함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스스로 불완전하다고 느낄 때 드라마를 쓴다. 버려지는 아이와 동일시하는 드라마 말이다
그런 4번 유형이 성숙한 삶으로 나아가는 방향은 에니어그램 2번의 건강한 모습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자기 자신을 평가절하하고 질타하는 것보다 더 자신을 지지하는 방법인 자기 평가, 자기 훈련, 그리고 구조화를 함으로써 버려진다는 동일시가 얼마나 무의미 한지를 깨달아 가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작업을 다룰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2번 유형을 미러링해 보는 것이다. 건강한 2번 유형은 단순히 누군가를 도와주는 [조력자]로 끝나지 않는다. 타인의 욕구와 선호성에 민감하며, 2번 유형의 잦은 관계성으로 사람을 다루는 방법을 보게 되니 2번 유형의 [밝음]이 타인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게 된다.
이제 4번 유형은 2번 유형의 장점을 지향하기 위해 세상을 향해 나아갔다.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이 크게 싸우는 것을 봤어요.
가슴형 4번 유형은 아이-가슴 지점인 과거의 그 순간을 정확하게 기억한다.
-그 이후로 어른처럼 살아야 한다고 느꼈어요. 부모님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4번 유형은 성장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지지를 얻기 위하여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1번 유형의 완벽한 어른의 힘을 의식적으로 끌어당기곤 하는 것이다.
1번 유형은 [장] 유형으로 단단한 골격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4번 유형은 [가슴형] 유형으로 어깨로 이야기하고 눈웃음이 예쁜, 순간을 오롯이 전달하는 사람인데, 단단한 척, 강한 척, 1번 유형의 모양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살아남는 줄 아는 것이다. 그래야 공허함을 이겨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어디예요?
카톡으로, 전화로 그의 상황을 체크하는 방법은 [그가 어디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미술관입니다.
한남동에 위치한 ‘디뮤지엄’은 매번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미술관으로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현재는 사운드와 영상이 주가 되는 ‘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선생님과 같이 오고 싶은데, 시기가 그러니... 다음에는 같이 움직여요.
입에 발린 말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결함과 상실에 주목했던 과거를 버리고 성장하는 삶을 살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찾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진짜로 내가 함께 하기를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보낸 사진과 수다가 카톡의 알림 창에 계속 울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선생님! 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 전시는 소리를 듣고, 그림을 보면서 감성을 확장하는 새로운 장르의 공감각적 기획 전시라고 합니다. 소리와 이미지의 관계를 보다 다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특별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세계적인 작가 13팀의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관객 주도형 퍼포먼스, 인터렉티브 라이트 아트, 비주얼 뮤직 등의 비주얼&사운드 아트 작품을 만나게 되는데, 전시 공간을 확장해 개관 이래 최대 규모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그 전시회의 느낌을 알려주는 것이 정보를 나열하는 8번 유형과 다르다. 마치 그곳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주 친절하게 현장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옆에서 종알대고 있는 느낌이다. 2번 유형의 조곤 조곤 수다가 떠오른다. 나도 그와 함께 그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눈을 감아본다.
음향만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작품의 일부가 되어 빛으로 물들이고 소리로 기억하는 전시 속으로 들어간다.
사람의 숨결을 불어넣으면 공기의 흐름에 따라 빛과 아름다운 소리가 공명하는 크리스털 샹들리에를 상상해본다.
선생님! 선생님! 가슴이 벅차요
이제 제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해 볼게요.
아, 근데 여기 장애인은 못 오겠어요ㅠㅠ
다 계단이에요!
눈을 뜬다.
-아, 정말요? 가고 싶었는데... 짜증 나네
-그렇죠, 아직 멀었어요 우리나라 시스템, 짜증 나요.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다.
그는 진짜로 내가 얼마나 미술관을 좋아하고 오묘한 그림과 사물에서 영감을 얻는지를 안다.
건강한 2번 유형을 지향한다는 것이 밝은 에너지를 전이시키는 일이니 이미 그의 몫은 끝났다. 나는 전시를 검색하면서 그와 같은 공간으로 들어갔고 작품을 사진으로 접하면서 마음으로 공감했으니 그는 아주 큰 역할을 했다.
4번 유형은 스트레스가 많으면 규칙적 패턴과 반복되는 일로 안정감을 찾곤 한다. 그래서 완벽한 1번 유형의 모양으로 살아가는데, 그 1번 옆에 있는 2번을 지향하라고 하는 것은 그렇다.
완벽한 일처리를 통해 인정을 받으면서 상실을 극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전시를 못 보는 나에게 자기가 느낀 감정을 [아이]처럼 알려주고 싶은 2번 유형의 그 마음이면 된다. 그 마음이 쌓여 규칙적인 패턴이 형성된다.
어떻게?
내면의 결함에 집중하게 되면 시야를 바꾸러 나가야 하는 패턴 말이다.
갇힌 공간에서 늘 보던 벽과 늘 보던 책상과 늘 보던 그것이 위로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세상을 향해 나갔다.
그리고 그가 보내 주는 사진이 바뀌어갔다.
아마 여러 각도로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의 노력에 잠시 눈을 감았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암울했던 과거를 쏟아내면서 어깨를 움츠렸던 그가 어깨를 펴고 세상에서 외치고 있다.
아... 아름다워요
세상이 참 아름다워요.
선생님도 같이 왔으면 좋은데...
그의 마음이 자꾸만 목 울음으로 전해지니, 카톡을 껐다.
-즐기다 오세요. 다음에 같이 가요!
빛나는 무한함, 세상은 그렇다.
어두운 대로 보면 어둡고 밝게 보면 밝은 곳,
오늘은 빛나는 무한함으로 말을 건네 오는 세상이 그와 함께 있고 나와 함께 있다.
잠시, 아주 잠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