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H 시리즈 1 - 갑자기 우리의 삶에 들어온 재택근무
요즘 브런치뿐만 아니라 링크드인 그리고 개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여러 플랫폼에서 재택근무에 대한 글, 사진 등이 정말 많이 보인다. 그럴 만도 한 게, 재택근무라는 꽤 생소한 것이 갑자기 삶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나도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한 달 반이 꼬박 지나고, 두 달을 향해 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고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 그리고 지금은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이 글을 적게 된 계기는, 주변에 다양한 회사들의 상황을 듣게 되었고 무엇보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에서 진행한 재택근무 본격 도입으로 인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지켜보며 느낀 것들을 기록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 비즈니스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우리 팀은 Pacific Region 인사팀으로 한국, 동남아시아, 호주 총 10개 국의 직원들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시아 지역에서 먼저 빠르게 퍼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회사 내 다른 Region에 비해 발 빠르게 재택근무와 비즈니스 플랜 등을 준비하고 필요한 교육, 자료 등을 제공하게 되었다.
다른 나라의 사례와 다른 회사들 그리고 우리 회사가 준비하게 된 것들은 다음에 이어 풀어보려 한다.
먼저, 한국에서 유독 본인들만의 재택근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은 아마도
1. 재택근무를 처음 접하거나 오랜만에 접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고
2. 지금의 재택근무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자의가 아닌 타의적으로 시행하는 재택근무이기 때문이며
3. 무엇보다 재택근무가 모두의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다른 여러 나라에 비해 한국의 기업 문화 자체가 ‘재택근무’라는 것을 우리가 생각하는 ‘근무형태’라고 쉽사리 생각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 동시에 그런 회사들은 대부분 사무실에서의 근무에서 발생하는 생산성을 만들어 낼 ‘적절한 인프라’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외에도 회사 리더십의 결정과 직원들의 성숙도 그리고 비즈니스의 형태 등이 영향을 미치겠지만 재택근무가 회사에서 가능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 중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성공적인 그리고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은 재택근무는 어려울 것이다.
첫째로, 재택근무가 가능한 IT 인프라.
둘째로, 재택근무가 가능한 기업문화.
마지막으로, 신뢰.
나의 경험을 돌아보면, 총 4군데의 회사를 다니면서 딱 한 회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었다. 물론 그 한 회사도 본사는 한국이지만, 대부분의 시니어 매니저와 임원이 모두 외국인 이어서 외국계 회사와 동일한 수준의 기업문화를 지향했다. 이렇게 내가 근무한 4군데의 회사는 모두 직원들의 출/퇴근 관리를 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맡기는 회사였고, 전통적 근무방식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근무방식이 열려있었다.
내가 일을 처음 시작했던 2013년에도 L회사에서 재택근무는 매니저의 승인 하에 가능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근무했던 E회사에서는 적극적으로 시차출퇴근제를 홍보하고 시행하며 직군에 따라서 재택근무도 가능했다.
2018년 C회사에서는 정부의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인해 근무시간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선택적 근로시간제 즉 시차출퇴근제, 그리고 더 나아가 재택근무까지 활성화되어 직원들이 선택적으로 본인의 업무 시간을 계획하고, 그에 맞게 선택적으로 본인의 근무 방식을 운영하게 되었다.
최종적으로 지금 근무하고 있는 W 회사는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한 회사이다.
이 모든 회사는 내가 위에 언급한 3가지가 갖추어져 있었고, 큰 혼란 없이 직원과 회사 모두 재택근무를 운영하였다.
재택근무 자체를 살펴보자.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계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재택근무를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 향상과 engagement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선택적으로 시행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 외국의 재택근무는 정말 드라마틱하게 효과적인 걸까?
이에 관해서는 글이 너무 길어지니 다음 편에 적어보려 한다.
요즘 얼굴을 보지 못하는 동료들과 매일 주고받는 마무리 인사로 첫 이야기를 매듭지으려 한다.
Stay safe, Take care of your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