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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Jisu Kim Jul 25. 2019

UX/UI는 어떻게 보호받아야 할까

네이버 라인플러스 "Get It"의 당근마켓 표절 의혹

나는 중고장터를 몇 년전부터 굉장히 잘 사용하고 있던 유저였다.

PC에서는 중고나라, 모바일 앱으로는 번개장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작년 말 쯔음 당근마켓을 처음 접했다.


그리고 오늘 새벽,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플러스 "Get It" 이 당근마켓의 기능들을 그대로 갖다 베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트립스토어"라는 여행 스타트업까지도 네이버 패키지에 표절 의혹을 제기한 상태이다.


매일 밤마다 번개장터/당근마켓에 들어가 건질 만한 물건이 있는지 찾아보고, 메인 화면에 올라온 매물들을 보며 사람들이 주로 찾는 중고 상품들을 매일같이 찾아보는 것이 일상이 된 터라 오늘 새벽에도 아주 자연스럽게 어플에 접속했다. 그런데, 당근마켓 상위에 당근마켓에 속상한 일이 생겼다며 공지가 올라왔길래 바로 들어가서 확인해보았다.

당근마켓 내 공지사항



(그 와중에 캐릭터가 너무 귀엽다.) 


그러고 내용을 확인해보았다. 당근마켓과 네이버 라인스토어에서 출시한 "Get It"의 UX/UI 비교 화면들.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의 사이트들을 이용해온 나로서는 너무나도 확연히 느껴지는 카피캣이었다.



당근마켓에서 제시한 비교 화면 중 일부

이게 끝이 아니다. 당근마켓과 번개장터의 큰 차이점은 이웃/직거래에 있다. 번개장터는 전국구로 판매하는 택배 거래가 주를 이루는 반면, 당근마켓은 근처 사는 이웃들의 매물을 받아 보는 직거래가 주를 이룬다. 번개장터의 별점(상점 후기)이 당근마켓에서는 매너 평가 등으로 이루어지는 등, 이 둘의 UX/UI는 물론 브랜딩까지도 다르다.


하지만 네이버 "GET IT"과 당근마켓에서의 차이를 USER 입장에서 느낄 수 없었다. 여담으로, 당근마켓은 네이버 벤처 투자자에게 자신의 서비스를 보여준 적이 있었지만, 카카오 벤처스의 투자를 받았다고 한다. UX/UI도 비슷한데 가서 서비스까지 보여줬으니 당근마켓의 존재를 몰랐다는 변명은 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UX/UI가 통째로 베껴진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손쉽게 표절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트립스토어 화면과 네이버 패키지 비교 화면




이제 트립스토어의 의견도 들어보자.


위 그림은 트립스토어 대표님께서 제기한 UX/UI 비교 화면이다. 하지만 나는 이 의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항공권을 예매할 때 필요한 출발지, 목적지, 날짜, 인원수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UX/UI는 비슷하지 않더라도 트립스토어의 #(hashtag) 기능이 네이버 패키지 위에도 있다는 것 정도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것도 표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디서부터가 표절이고, 표절이 아닐까.


결론은 나도 잘 모르겠다. UX/UI를 포함한 디자인 쪽에서의 표절 문제는 예전부터 많이 제기되어 왔으나, 항상 분쟁 이후의 상황을 잘 알려주지 않는 탓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나는 모른다.


스포츠에서의 스포츠맨쉽처럼, 스타트업에서 지켜야 할 도리가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출범한 네이버는 더더욱, 이 도리를 잘 지키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잘 이끌어나갔으면 좋겠다. 그들은 UX/UI 버튼 하나하나의 기능은 물론이며 위치와 색깔, 모양까지 어느 하나 쉽게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디자인의 변화로 User가 겪는 경험의 차이는 크기 때문이다. 특히 당근마켓팀은 SNS에 자신들의 노력을 많이 알려온 탓에(적어도 나에게는), 그들의 노력이 네이버라는 대기업에 몇 달만에 카피되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분노할 것이다. 이 문제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던 안 되던, 브랜드 전체를 카피했다는 것에 네이버는 도덕적인 책임을 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스타트업의 질서가 확립되어 법적 논쟁까지 가지 않더라도, 자신들의 지적 재산권들을 보호받을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Jisu Kim

Contact : jisu20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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