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는 추억의 요약본이다.
추억에 냄새를 섀긴 건지, 냄새에 추억을 떠올리는 건지 순서는 알 수 없으나
나에게 있어 아련한 매개체임이 틀림없다.
후각 끝에 먼저 도달한 입자들은 손쓸 도리도 없이 머리에 자신의 존재를 인지시킨다.
추억하고, 기억한다.
겹쳐있는 냄새의 기억에 나만의 우선순위를 정해 본다.
더 강렬한 기억으로 연합시킨 후 추억하고 기억한다.
오늘의 밤도 나의 냄새 저장소는 새로운 소식으로 매우 바쁘게 돌아가는 중이다.
냄새 서랍에서 어떤 기억을 꺼내 볼까 하는 기대감으로 두근 거리기도, 긴장되기도 한다.
"예상한 추억, 예상치 못한 기억" 연합된 그것들은 꼬리를 물고 늘어질게 분명하다.
주체 없이 밀려오는 파도처럼 다가온 나의 추억들아, 기억들아.
아련하게 자리하고 견고하게 남아 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