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이란 이름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추천작이라고?
무조건 봐야지!
넷플릭스 늪에 허덕이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다.
드라마에 꽂히면, 종잡을 수 없이 끝을 봐야 한다. 일단 재생을 누르는 손가락은 누구보다 서슴없고 재빠르다.
2020년을 보내주는 이 시점에, 돌이켜 본 올 한 해의 생활은 '넷플릭스'를 빼면 거짓말.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너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나의 이야기를 살짝 해보자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나의 일상은 보이는 것들에 시간을 쓰는데 심취하였고,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자극의 바다에서 넷플릭스는 '끊을 수 없는 중독"과 같은 것이었다.
수많은 OTT 서비스들이 등장하는 시대이다. 이러한 관심은 구독 서비스와 관련하여 졸업논문으로 제출하였다. 작은 표본으로 진행된 논문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이들이 최근 1년 동안 구독 경제 서비스의 사용 증가와 긍정적인 반응을 가지고 있으며 '넷플릭스'에 대한 사용이 매우 크다는 점을 눈여겨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넷플릭스였는가. OTT 구독 보편화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으며,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해내는 단순 영상 플레이 플랫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의 제작사이며, 영상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것이다.
또한,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더욱 눈여겨보게 되는 이유는,
넷플릭스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
영상의 연결고리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시대를 반영하듯, 가치를 나누는 듯, 새로운 주제를 탐색하는 듯. 오리지널 드라마와 영화를 계속해서 제작하고 있다. 내가 가진 기준에서 바라볼 땐 기존보다 새로운 시각, 자극적 요소, 중독적 소재 등을 담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오리지널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오늘의 이야기. <너의 모든 것 YOU>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글의 일부는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서점 직원인 주인공 '조'와 작가 지망생인 '벡'의 서점에서의 만남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따듯한 서점 분위기와 적절한 상황, 주인공들의 눈 맞춤이 여지없이 사랑스럽기에 로맨스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웬걸! 벡에게 반한 조의 사랑방식은 꽤 아찔하다고 할 수 있다.
스토킹과 소시오패스적인 면모를 넘나드는 주인공 조. 벡의 메신저와 사회활동, 관심사 등 모든 걸 알고 있고 이를 이용하여 벡과 더욱 친밀한 사랑을 하게 된다. 벡이 사랑할 수 있는 조건과 타이밍들이 사실 모든 게 우연이 아닐 수 있다는 것. 조가 행하는 행동들을 보며 '어떻게 저렇게까지?...'를 연발하며 숨죽이고 그들을 바라만 보고 있다.
이러한 조의 모습은 벡의 주변 인물들과 얽혀가며 더욱 갈등이 고조되고, 결국 벡은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데...!
조의 케이지와 사건의 치밀함은 상상 그 이상이라 볼 수 있고, 그게 이 드라마를 보는 재미이다. 전 여자 친구 캔디스와 시즌2의 로라까지 조의 연애에 대한 시선을 조의 내레이션과 함께 보다 보면 사랑스럽다가도 한 없이 잔인하기도 함을 느낀다.
인간적으로 사랑하는 투닥거림에 아름답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랑방식과 잔인함에 머리를 땡 하고 맞는다.
이게 바로 이 드라마의 주요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조의 사랑방식은 성장해온 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사랑'의 방법에 옳고 그름을 섣불리 말할 수 없으나, 그의 '사랑'의 정의와 방식은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다.
어려서 아버지의 학대와 어머니의 외도를 보고 자라며, 결국 총으로 아버지를 죽이게 되는 조. 어머니는 이를 자신의 보호를 위해 조가 한 행동이라며 살인행위에 잘못됨을 정당화하게 해 준다. 이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선 살인과 같이 남을 헤치는 행동에 대한 정당화를 알게 된듯하다.
시설에서 위탁가정으로 그리고 서점의 주인 '무니'에게 입양된 조. 잘못을 할 때면 서점 지하에 만들어진 케이지 안에서 고립되며 책을 읽는 벌을 받게 된다. 과거 소련 교도관이었던 무니의 말과 행동은 조에게 너무나도 강력했다. 조는 이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행동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이 원치 않더라도 타인이 성장을 위한 행동의 합리화를 배우게 된다.
그는 사랑을 위해 하는 살인, 스토킹, 모든 것들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범죄자라 불릴 수 있는 조.
올바른 가치관으로 형성되지 못한 아동기, 청소년기를 거치며 현재의 모습이 된 조를 보며 한편으론 찡해지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 범죄를 덮을 수는 없지만, 어린날의 잘못된 조각들이 그를 잘못된 길로 인도했다는 것. 어린날의 환경과 가치관 형성이 삶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돌이켜볼 수 있는 시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나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돌아보는 계기가 아닐 수 없다.
벡은 성장하고 있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눈여겨볼 수 있던 건 조의 사랑방식뿐 아니었다. 벡이란 여자 주인공의 삶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을 둘러싼 어려운 가족, 감당하기 힘든 친구들, 작가로의 성장을 위한 험난한 길들을. 채워지지 못하는 구멍들에 조의 치밀함은 그녀에게 사랑이란 이름으로 가득 채워지고 나아가 성장하는 모습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자신을 둘러싼 갈등을 이겨나가며 자신을 찾고, 사랑도 쟁취하는 벡의 모습을 보며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특히나 인간적인 어숙룩한 조의 모습과 벡의 사랑은 보는 내내 행복하다.
하지만, 그녀가 이뤄나가는 삶을 돕고 지지하는 조의 모습. 뒤늦게야 알게 되지만 조가 그녀를 위해 했던 모든 것들. 어쩌면 그가 도와줬기에 더욱 이룰 수 있었던 벡의 모습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결국 마지막엔 화면에서 볼 수 없으나 베스트셀러의 작가가 된다.
마지막은, 벡이 스스로 만든 벡일지. 조가 만든 벡일지 생각하게 되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종잡을 수 없는 조의 행동은 연신 '그러지 말지, 그것만은 하지 말지' 되뇌게 했다.
그러한 치밀함으로 더욱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조 임에도 방법을 모르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사랑의 방향은 벡을 향하지만, 벡을 위한 사랑이었을지, 자신의 사랑을 위한 사랑이었을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잘못을 합당화 할 수는 없다.
잘못된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사랑'앞에 나 또한 자유로울 수 있는가? 떳떳할 수 있는가?
조의 사랑의 방식과 정의를 운운하고 있지만, 나 또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름으로 둘러싸며 합당화한 적은 없었는가 돌이켜 보게 되었다. 살인과 스토킹은 아닐지 몰라도. 어쩌면 나의 모습 또한 제2의 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라도 열려 있다.
나의 시선의 끝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하였더라.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대를 너무 가까이하게 되며, 내 사랑의 틀에 사랑하는 이를, 많은 사람들을 집어넣었다. 틀에서 벗어나면 상처를 받고 미워하기도 하였다. 내가 세운 기준이 맞는지 틀린 지 생각하기보다 덜 상처 받고 싶은 마음이 급급한 게 나의 사랑이었다. 겉으로는 사랑으로 위하는 척 포장하는 것이 한계가 있음을 깨닫기도 하였고, 각자가 가진 사랑의 그릇이 다름을 직면하기도 하였다.
나의 시선이 닿는 끝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나의 전부라 여기고, 그 안에서 사랑을 더욱 갈구했지만
내가 보지 못한 시선에서의 더 넓은 세상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다양하고 큰 그릇이었다.
더 넓게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하며, 나의 사랑 방식에 대해 더 고민해 보는 순간을 가지려 한다.
자극적인 이야기 소재에도 분명히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많은 게 분명하다.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
시즌 3 확정!!! 시즌2의 마지막 장면을 보며 너무 궁금하고 흥분돼서 시즌3을 기다렸는데 확정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 :) 일상에 넷플릭스가 꽉 차있어 즐거운데 예약된 즐거움에 더욱 신이 난다.
P.S 주인공 조 골드버그 역의 펜 배질리(Penn Badgley) 목소리가 드라마에 한 몫하는 게 분명하다.
-로고 및 사진 출처(게시글 내) :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