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참기름 방유당
점심은 직장인들에게 활력소와 같다. 잠시 일 손을 쉬며 재잘재잘 수다도 떨어보고 책상 앞에 묶인 다리를 움직여 보기도 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여유를 부릴 시간은 없다. 때론 가까운 곳에서 후딱 허기를 때우기도 해야 하고 좀 여유를 부려 봤자 점심 먹고 커피 한잔 손에 들고 오는 정도이다.
그렇긴 하지만 아주 가끔은 점심시간에 색다른 공기를 쐬고 싶을 때도 있다. 오늘 같은 날이다. 날은 좋고, 오전 오후로 회의가 그득 차 숨 막히는 경우에는 점심이라도 색다른 곳을 찾고 싶어 진다.
오랜만에 차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 센터 A와 H가 적극 추천한 곳, 청춘참기름 - 방유당이라는 한식집이다. 이 곳은 직접 참기름, 들기름 등을 짜서 식재료로 사용하고 판매도 하는 식당이다. 깔끔하게 꾸며진 식당, 좀 이른 시간부터 테이블이 차기 시작했다.
테이블에 앉으니 메뉴와 함께 보리차를 병에 담아내었다. 요즘은 보리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보리차를 끓여서 병에 담는 수고가 고마웠다. 정성이 느껴진다.
메뉴는 주로 참기름, 들기름, 고추기름 등과 어울리는 비빔밥 종류다. 4명이서 각기 다른 비빔밥을 시켜 나눠 먹었다. 각기 다른 야채, 나물 들로 맛을 꾸려 특색 있었는데 특히 명란 아보카도 비빔밥이 맛있었다. 명란을 다져 그것으로 기본 간을 맞췄고 아보카도가 짭짤한 명란의 맛과 잘 어우러져 비빔밥의 고소함을 더했다. 중국 부추를 잘게 넣어 약간 알싸한 맛을 더한 것도 좋았다. 오, 이런 독특한 조합의 비빔밥이라니! 여기에 직접 짠 고소한 참기름이 더해져 저절로 '엄지 척'하게 되는 맛을 완성시켰다.
불고기에 상추, 깻잎을 넣어 고추 들기름과 비벼 먹는 맛도 좋았고 약고추장 비빔밥도 맛있었다. 오랜만에 기분 좋게 점심 먹고 좀 더 건강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몸에 좋은 점심 한 끼로 오후 회의를 견뎌낼 비타민을 공급받은 것 같다.
짙어지는 녹음, 참기름 짜듯이 활기를 짜내어서 푸르른 오월을 시작해야겠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