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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식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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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선 Apr 28. 2018

민어, 후덕하고 담백한 맛

인천 신포시장 구경

인천 '신포' 시장은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시장이다. 신포는 새로운 포구를 뜻한다. 19세기 말, 개항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한다. 


인천 토박이이신 선배님 안내로 신포 시장을 찾았다. 보통 시장 같기도 하지만 묘하게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예전에는 인천항에 정박하는 배의 선원들을 위한 유흥지이기도 했다고 한다. 중국집도 많고 횟집도 많은 곳이다. 



시장 구경을 하다 찾아간 곳은 자연산 전문 경남 횟집. 


이 지역은 민어, 광어회가 유명한 곳이다. 자연산만을 취급하고 선어회를 낸다. 보통 여름에는 민어를 겨울에는 광어를 팔았지만 민어가 유명세를 탄 이후 사람들이 민어만 찾다 보니 이제는 대부분 민어회를 주력으로 판매한다. 


민어회가 정갈하게 손질돼 나왔다. 부레와 껍질은 싱싱했고 커다란 민어를 잡아 잘 숙성시킨 회는 후덕하고 담백한 맛을 내었다. 여름으로 접어들면 좀 더 기름진 맛이 더해서 씹을수록 고소해지지만 봄 민어도 그런대로 맛있었다. 



"예전엔 민어가 흔했지.. 민어전 정도는 일반 식당에서 그냥 반찬으로 주는 것이었는데... 세월이 바뀌어 이제는 민어가 귀하디 귀한 생선이 되었으니..."


선배님은 예전 추억을 떠올리며 말씀하셨다. 


보통 민어는 목포나 신안 등 남도에서 많이 잡힌다고 알고 있었는데 서해안에서는 두루 잡히는 생선이었다고 한다. 


민어가 흔하던 시절은 한참 전으로 흘러갔고 그때 돈 많은 선원들로 흥청 거리던 신포시장은 이제 그 활기를 잃어가고 있지만 그 어느 골목을 찾아 귀해져서 자랑하는 맛까지 더해진 민어 한 접시에 경험과 생각을 나누니 그 또한 좋았다. 


요즘엔 부쩍 서울이 아닌 지역의 시장이 좋아진다. 어느 시장이나 들어가 어슬렁 거리다 보면 그곳의 사람도 보이고 식탁도 보인다. 인천, 가깝지만 그래서 더더욱 애써 찾아가지 않았던 곳이었는데 오늘은 마음으로 조금 더 친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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