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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선 Jul 25. 2018

"스팀잇 증인은 3초 계약직이죠!"

한국인 스팀잇 증인, 조재우 박사 인터뷰 

블록체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블록체인이 단순히 거래소에서 투자되는 암호화폐의 의미가 아니라 가까운 미래 실제 서비스로 구현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라면 스팀잇 (Steemit)에 주목해야 한다.   

  

스팀잇은 전세계적으로 1백만명 정도 사용자를 확보, 현재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로는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글을 쓰는 저자와 좋은 글을 발굴하는 큐레이터에 보상을 주는 블록체인 기반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거래소를 통해 암호화폐를 구매하지 않아도 스팀잇 사용자들은 글을 쓰고 친구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스팀 (Steem)이라는 암호화폐를 얻게 된다.   

  

이렇게 새로운 실험에 환호하는 사용자도 있고 당연히 비판도 있다. 스팀잇이 과연 페이스북 등 다른 소셜 미디어처럼 전세계적인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을지, 스팀잇이 과연 블록체인 서비스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팀잇을 움직이는 20명의 증인 가운데 유일한 한국인인 조재우 (스팀잇 ID @clayop) 증인 (Witness)을 만나 스팀 생태계와 스팀잇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더위에 지쳐 정신줄을 놓았나보다. 인터뷰 사진을 못찍었다. 조재우 박사로 부터 받은 '프로필' 사진. 그는 어디를 보고 있을까? 스팀잇 생태계의 나아갈 방향일까?> 


 

스팀잇 사용자들의 투표 결과가 매 3초마다 반영돼 스팀잇 증인 뽑아 


>>  인터넷 서비스에서 ‘증인 (Witness)’은 굉장히 낯선 용어이다. 증인이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스팀잇 (https://www.steemit.com은 스팀 (STEEM) 블록체인 기반으로 움직이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다. 글을 작성해서 올리고 발행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에 보트 (vote,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같은 개념)를 하는 것은 일반 인터넷 서비스와 같지만 글을 작성하고 보팅하는 행위에 대해 스팀으로 보상을 해준다. 이 보상 체계를 DPoS(Delegated Proof of Stake, 위임지분증명) 알고리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운영하는데, 결과적으로 스팀잇은 생각의 공유라는 기존 SNS에 가치의 공유라는 블록체인의 특성을 덧입혔다고 볼 수도 있다. 

  

이 규칙에 따라 스팀잇 에서는 20명의 증인 (Witness)을 스팀 사용자들이 선거 (역시 ‘보팅’)를 통해 선발하고 이는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스팀잇 사용자들이 위임한 권한을 받아 증인은 스팀잇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운영자의 역할을 맡는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스팀잇 시스템 운영의 업무를 나누어 맡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팀잇 사용자라면 누구나 증인 투표를 할 수 있고 이 결과는 스팀잇에서 정보가 업데이트 되는 3초 간격으로 반영된다. 개념적으로는 지금 현재 증인이지만 3초 후에는 20위권에서 밀려나 증인에서 탈락할 수가 있다. 그래서 나는 스팀잇 증인을 “3초 계약직” 이라고 표현한다. (웃음)   

  


>> 3초마다 바뀐다니 무척 역동적인 느낌이 든다. 스팀잇 사용자가 직접 투표로 결정하는 만큼 중요한 일을 할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스팀잇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노드를 유지하고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것이다.  

스팀 블록체인의 기반이 되는 블록을 만든다. 또한 스팀, 스팀달러 등에 대한 가격 피드를 제출하는 일을 한다.   

스팀달러 (SBD)는 스팀 암호화폐의 안정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달러와 적어도 1:1의 교환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정해진다. 스팀잇에서 스팀의 유동성 등을 고려해서 전환비율 (=환율)을 정하는데 증인들이 제출하는 가격 피드를 받아 중간값으로 정하는 것이다. 최대한 개인에 의해 전체 가격체계가 왜곡되지 않도록 규칙을 정했다.  

  

(스팀과 스팀파워, 스팀달러 등의 가격이 정해지는 방법에 대해 나름 자세한 설명을 들었으나 ‘문송’으로 대체로 절반쯤밖에는 이해하지 못했기에 이 인터뷰에서는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 그렇다면 스팀잇을 움직이는데 엄청나게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인데 어떻게 증인이 되었나?   

  

당연히 스팀 사용자의 투료로 뽑혔다. (^^) 2013년 겨울 우연히 블록체인에 대해 접하면서부터 커뮤니티 활동도 열심히 하고 다양한 일들을 했었다. 스팀잇의 ‘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비트쉐어 (스팀잇의 공동 창업자이자 현재 이오스의 CTO인 댄 라이머가 최초로 만들었던 블록체인)에 참여하여 증인역할도 했었다. 그러면서 2016년 스팀잇이 만들어질 때부터 알게 됐고 자연스레 넘어왔다.    


  

<지난 3월 열린 블록체인 암호화폐 2018 컨퍼런스에서 스팀잇을 소개하는 조재우 증인>


>> 블록체인은 어떻게 접하게 됐나?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2012년 미국 유학을 갔다. 어려서부터 컴퓨터를 좋아하고 잡다한 것에 호기심을 갖다 보니 공부에만 매진하는 성격은 못되었는데, 2013년 겨울에는 어쩌다가 블록체인에 대해 알게 됐다. 우연히 정보를 찾다가 들어간 커뮤니티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됐다.   

뭔가 신비하기도 하고 또 ‘정의’에 부합하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기술인 것 같아 굉장히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때부터 마이닝 USB 를 사서 채굴도 시작했다. 비트코인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되면서 점차 다른 블록체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스팀잇은 생각을 공유하는 기존 SNS에 가치를 공유하는 블록체인 특성을 입힌 것 

  

>> 스팀잇에 대해 특별히 애착을 갖게 된 이유가 있나?   

  

스팀잇은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로 구현되고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는 서비스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를 믿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스팀잇의 실험이 어떻게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향후 블록체인의 미래를 그리는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 스팀잇에 대해서는 최근 공동 창업자가 떠나고 SMT 발표가 지연되면서 여러가지 부정적인 전망도 많이 나오고 있다. 증인으로서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어느 회사나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다. 그러나 스팀잇은 사용자 개개인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데 의미가 있다. SMT 발표가 늦어지기는 했지만 올해 연말 정도면 공개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 이후 전개될 스팀 생태계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지 기대하고 있다.  

 


한국 스팀잇 생태계는 역동적으로 진화중... 향후 SMT와 함께 발전할 것으로 기대


>> 스팀잇 내에서 한국 커뮤니티의 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지난 5월 Ned Scott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도 깜짝 놀랐다. 한국 스팀잇 커뮤니티의 스팀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나 적극적인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은 역동성이 높은 커뮤니티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전파가 다소 늦었지만 업비트 등 대기업들도 나서고 있고 일반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서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만들고 서로 협업하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나가고 있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다.  

  


>> 앞으로 스팀잇이나 블록체인의 발전 방향에 대해 얘기해 달라.  

  

스팀잇은 소셜 미디어이면서 블록체인에 대해 관심이 있고 글 쓰는 일에 익숙하며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공간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한국 커뮤니티 내에서 많은 다양한 실험들이 등장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암호화폐로서만이 아니라 실제 서비스에 적용될 때 이 실험과 경험이 비옥한 토양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스팀(Allsteem)처럼 스팀잇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빛을 보았으면 한다. 계속 내 역할을 하며 스팀잇 밖에서도 정부와 학계와 기업 등과 연계를 꾀하는 다리 역할을 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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