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일본스런 이자까야

동경 식도락 여행기 (2)

by 이지선

동경을 갈 때마다 호텔이 불편했다. 동경에도 좋은 호텔이야 많겠지만 100~150 달러를 기준치로 잡으면 좁은 호텔방의 답답함을 떨쳐 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구했다. 동경 '히가시 긴자(東銀座)' 역 바로 앞에 있는 깔끔한 아파트였다.


저녁 비행기로 도착하니 짐을 풀자 11시가 되었다. 다음 날 새벽에 츠키지를 가기로 했으니 양치하고 자야 마땅한 시간이다. 하.지.만... 침대에 누워도 여행 첫날의 들뜬 마음을 잠 재울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숙소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가 직장인들이 무리 없이 올 것 같은 술집을 골라 들어갔다.


いろり家 東銀座店 (https://goo.gl/maps/vypkpQaBR9R2)


지하로 들어서니 5-6명이 앉을 수 있는 바 테이블이 있고 4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도 4개 정도 있었다. 분위기 자체가 '일본일본스런' 이자까야였다. 두 테이블을 합쳐 한쪽에서는 왁자지껄 흥겨운 술자리가 계속되고 있었다.


술집을 들어서니 주방 앞에 시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고기 덩어리가 걸려 있었다. '마스타'에게 물어보니 닭고기를 뼈를 발라내고 소금을 뿌려 하루 밤을 재워 둔 것으로 보통 구워 먹는다고 했다.


우리는 일본어를 못하고 술집의 종업원은 영어를 못했지만, 무리 없이 사케와 몇 가지 안주를 시켰다. 생각 같아서는 위용을 자랑하는 닭고기를 먹어보고 싶었지만 너무 과할 것 같아서 다음으로 미루었다. 물론 나흘 있는 동안 끝내 못 먹었다. '아직' 못 먹었다고 해야 할까...


사시미와 아나고 구이, 모듬 튀김을 주문했다. 모듬 튀김은 주문하지 않는 건데.. 다음날 저녁 뎀뿌라 정식으로 유명한 식당을 예약해 두었는데 무엇 때문에 평범한 튀김을 시켰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나고 구이는 특별히 맛있었다.



반건조 아나고를 노릇하게 구웠더니 짭짤하고 쫀득한 맛이 살아 있었다.


한껏 여행의 설렘을 사케에 녹여 마시고 있었는데 뒷 자석에서 흥겨운 소리가 났다. 심지어 북까지 두드리고 있었다. 마스타가 연어알 덮밥을 만드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 들뜬 웃음, 북소리, 손님을 대하는 마스터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먹자판 동경 여행의 순조로운 첫걸음을 떼었다.


* 덧 _ 늘 한잔 더, 와 하나 더가 문제다. 사케 한 잔을 덜 마시고 마지막에 시킨 모듬 튀김을 먹지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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