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식도락 여행기 (4)
'튀김 맛있지.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말도 있잖아.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을 따뜻할 때 먹으면... 아, 정말 환상이지!'
늘 튀김이 맛있는 음식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튀김은 튀김이었다. 튀기면 뭐든 맛있어지니 바꾸어 말하면 특별한 기교와 전문성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튀김은 분식집 메뉴로 익숙한 간식으로 느껴졌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 만화 [어시장 삼대째]에 보면 츠키지의 각종 생선, 해산물 재료로 만든 튀김이 등장한다. 그 맛이 너무 궁금해서 이번 동경 여행에서는 꼭 색다른 튀김을 먹어보고 싶어 졌다.
찾아보니 동경에는 대중적인 튀김집부터 튀김으로 정찬 코스를 내어 주는 '뎀뿌라 정식' - 보통 1인당 1만 엔이 넘어가는 - 까지 다양한 튀김집이 있었다. 유명 뎀뿌라 정식집의 한 끼 식사비는 놀랄 정도이기도 했다.
폭풍 검색 끝에 여러 가지 면에서 만족스러운 식당을 찾아냈다. 롯폰기 부근 아자부주반에 위치한 [요코타 (Yokota)]라는 곳이다. '미슐랭 1 스타'라는 객관적인 평가도 있었고 쉐프가 혼자서 하는 작은 집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워낙 테이블 수가 적어 반드시 예약을 하고 가라는 리뷰를 읽고 전화를 했다. 쉐프인 듯한 남자분이 전화를 받았다. 예약을 하고 싶다고 영어로 얘기하니 'No English' 라며 끊어 버린다. 암담한 기분. 어찌어찌 구글 번역기로 미리 해야 할 말을 준비해 둔 후 다시 전화를 했다. 그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무사히 예약을 하고 '뎀뿌라 정식'을 먹게 되었다.
요코타의 쉐프님. 하나하나 재료를 그 자리에서 튀겨 접시에 담아 주며 설명해준다. 이건 재료가 뭐다, 어디에 찍어 먹어라 등등. 일본어를 모르는 우리들에게도 열심히 일본어로 설명해준다. 소스는 무 간 것을 간장에 섞은 간장 소스, 뎀뿌라 소금, 카레 소금, 레몬즙에 소금을 넣은 것 등 다양하다. 재료에 맞게 추천 소스도 달라진다. 이런 정교함 또한 뎀뿌라 정식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이다.
이 많은 튀김을 먹었다. 사실 이 것보다 더 많았다. 가지, 양파, 베이비 콘 등 야채 튀김도 함께 나왔으니...
이제까지 '간식'으로 생각했던 튀김의 재발견이었다. 튀김옷이 가볍고 최대한 재료의 맛을 살릴 수 있도록 튀겨내는 기술이 너무나 훌륭했다. 우리 튀김과 다른 점은 절대 'overcook' 하지 않는다는 것. 새우튀김을 맛보았을 때 순간적으로 생새우를 먹을 때의 달콤함이 느껴졌다. 육즙이 그대로 살아 있게 튀겨져 있었다. 그밖에 작은 생선, 아나고, 관자 튀김 등도 어찌나 맛이 있던지...
마무리로 '텐챠'라는 오차쯔게에 새우튀김을 얹은 밥이 나온다. 배부른 와중에도 남김없이 먹었다. 그 맛은 사진의 비주얼로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