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에서 곰치국을 즐기시려면...

만남의식당 - 내장을 넣은 곰치국

일반적으로 생선 매운탕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곰치국은 예외다. 몇년전 속초에서 한번 먹어본 이후로는 정말 좋아하게 됐다. 시원한 국물, 부드럽고 담백한 살 맛에 반했던 것.

삼척도 곰치가 많이 잡히는 곳이다. 운전기사 분께 잘하는 집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두 곳을 꼽았다. 바다횟집과 만남의식당이었다. 설명도 명쾌했다. 타지 관광객이 선호하는 곳은 바다횟집이다. 맛이 깔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척사람들은 만남의식당을 좋아한다. 알과 애등 내장을 넣어 맛이 한결 풍부하다는 것. 자, 여러분은 어느 곳을 선택하겠는가? 그렇다. 무조건 현지인이 가는 식당이 최고 아닐까. 또다른 이유를 찾자면 바다횟집은 회도 파는 집에서 곰치국을 파는 반면 만남의식당은 곰치국과 생태탕만 판다. (대구탕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10시쯤 만남의 식당에 들어섰더니 40석 정도 되는 자리가 가득 찼다. 다들 냉면그릇 크기에 가득한 곰치국을 앞에 두고 땀을 뻘뻘 흘리며 밀당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소주병이 놓인 테이블도 여럿 되었다.

십여분 기다리다 겨우 자릴 잡고 마주한 곰치국.

신김치를 넣어 끓인 곰치국 맛이 기가 막혔다. 곰치 사이에 섞여있는 내장은 크림치즈 같이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냈다. 와, 내가 먹어본 최고의 곰치국이다. (몇년 전 속초 곰치국 맛이 이제까지 기억에 남아 있을리 없으므로...)

비주얼도 그렇지만 맛도 소주를 절로 부르는 맛이었다. 오랫만에 소주 한 잔 곁들이니 배도 부르고 몸도 따뜻해져 기분도 풀어졌다. 그래, 인생 뭐 별거 있나...

삼척이 부쩍 좋아졌다. 다음에 동해안 여행을 할 가회가 있다면 삼척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