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Lattenot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선 Jan 01. 2018

뜨개질이 좋은 이유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겨울이 되면 뜨개질을 한다. 털실을 고르고 책을 사서 만드는 법 대로 따라 뜬다. 예전엔 목도리도 뜨고 조끼, 스웨터도 떠 보았지만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나중엔 중노동이 되어 요즘은 소품들 위주로 뜬다. 핸드워머, 모자, 넥워머 종류.


한 번도 배워 본 적이 없으니 잘 뜨지는 못한다. 책에 적힌 만드는 법을 열심히 읽고 그대로 맞춰 뜨는 것 뿐. 가장 어려운 것은 게이지 잡는 건데 이를테면 가로 세로 10cm에 몇 코와 몇 단이 들어가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몇 코를 만들어야 할지 알 수 있으니까. 그것도 그냥 대강 감으로 코 잡아서 2-3단 뜨고 영 아니다 싶으면 쿨하게 풀어 다시 뜬다. 복잡한 계산 보다 그편이 쉬우니까.


뜨개질은 집중력을 요한다. 머리가 복잡할 때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조금 커도, 작아도 대강 맞출 수가 있다. 코만 빠뜨리지 않으면 무늬가 조금 틀려도, 감침질을 느슨하게 해도 큰 문제가 없다. 유연함이 좋다.


몇년전엔 굵은 실로 꼬깔무늬로 모자 뜨는 것이 한창 인기였는데.. 요즘은 꽈배기 처럼 무늬도 넣지 않고 가장 심플한 가터뜨기만으로 뜬다. 대신 색깔을 넣는다. 색동이 예뻐 색색으로 뜬 넥워머가 마음에 든다.


매년 몇 점씩 뜨지만 정작 내게 남아 있는건 별로 없다. 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생각해보니 그걸 꽤나 즐기는 것도 같다.


올해는 정말 심플한 도안으로 떴다.


보라색과 노란색을 섞어 뜬 핸드워머. 센터에서 함께 일하는 분께 선물.


멋스런 디자인으로 올해 가장 정성껏 만든 모자. 소중한 모임 송년회 선물로 주었다.


이건 색조합이 예쁜 모자. 정말 맘에 들었는데 잃어버림. 좀처럼 잘 안 잃어버리는데... 아깝다..-_-


서로 다른 색 패치를 붙여 귀마개로 만들어 보았다. 보는 것보다 쓰면 얼굴이 강조되어 어린애 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다. 귀마개가 있으니 아무래도 더 따뜻할 듯. 이 모자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은 사랑스런 후배에게 선물.



빨간색 모자를 떠달라고 주문한 남자 후배에게 선물. 빨간색이 너무 강렬해서 색을 섞어 귀마개를 달아 주었다. 잘 쓰고 다니는지...


이건 나의 야심작 넥워머. 세 갈래를 떠서 머리 땋듯이 땋았다. 보기 보다는 실제가 더 예쁘다. 데헷!


'나도 귀마개 떠줘'라고 남편이 부탁해 뜬 모자. 색감이 예쁘다.


휴일 동안 정말 많이도 떴다. 이젠 새해, 새 일에 매진해야 하니 올해 뜨개질은 이쯤에서 마무리 될 것 같다.


18년 12월에도 또 뜨게 되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너를 배틀에 초대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