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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S Apr 20. 2019

(영화 리뷰)레볼루셔너리 로드

행복,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현실과 이상에 대한 물음.

젊은 날 한순간에 사랑에 빠진 프랭크와 에이프릴, 그들은 미국 중산층을 대변하는 교외지역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아름다운 집에서 가정을 꾸린다. 윌러 부부는 주변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부부의 내면은 각자 전혀 다른 방향으로 뻗어간다.



현재 직장에서 하는 일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이 영화가 지루해 미칠 것이다. 수많은 우리 직장인들이 본인의 일이 너무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란 것, 가슴속에 하나씩 가진(가졌던) 꿈이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는 불편하다. 끝나고 나면 씁쓸한 뒷맛이 나는 것이 당연하다.


일요일 저녁때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짜증지수가 올라가는 우리는 다니기 싫은 직장을 왜 그만두지 못할까?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먹고살기 위해 필요한 돈.

돈은 현실이다.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예쁜 집과 토끼 같은 아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필요한 돈. 그것을 위해 프랭크처럼 우리는 억지로 일어나 알람을 끄고 대중교통에 몸을 맡긴다.

파리행은 이상이다. 누구나 젊은 날에 꿈꿔왔던 이상향. 여기서 파리 자체는 아무 의미 없다. 에이프릴은 단순히 자유로운, 예술적인, 꿈이 있는, 낭만적인 우리가 익히 아는 파리의 이미지에 취해 있을 뿐이다. 그녀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돈을 벌기 위해 나간 프랭크를 기다리고 아이들을 케어하는 것이 아닌, 그녀 자신만의 시간, 그것을 쏟기 위한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을까.





누구나 자신만의 삶에 원대한 꿈이 있었고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현재의 직장에서 돈을 벌고, 쉬는 날에는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나 여타 활동을 하며 삶의 밸런스를 유지한다. 인간에게 밸런스,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체내는 적당한 수분이 필요하고 적당한 온도에서 살아야 하며, 적당히 먹고, 적당히 운동을 해야 하고, 적당히 스트레스도 관리해야 생명 유지가 가능하다.

이것은 어쩌면 좋아하는 것 만을 하며 살 수 없는 인간의 운명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로 보이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을 아는 우리는 내일도 레볼루셔너리 로드에 살고, 월요일이 되면 다시 알람을 끄고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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