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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수 May 22. 2022

비행기의 수평은 어떻게 맞추나요?
비행기의 수명은?

[질문 있어요! #11]  잡다한 비행 이야기 일문다답

질문 #11-1. 비행기의 수평은 어떻게 맞추나요?

질문 #11-2. 비행기의 수명은?


비행기의 수평은 어떻게 맞추나요?


항공역학을 일일이 설명하기는 어렵고, 그리고 재미도 없고. 가능한 쉽고 간단하게 넘어가 보겠다. 이번 편은 아무래도 망할 것 같다. 하지만 도전. 큐!  




비행기가 일정 속도 이상을 유지하면, 배가 물 위에 뜨는 것처럼 비행기도 공기 중에 뜨게 된다. 이때 위로 비행기를 떠 받이는 힘을 양력이라고 한다. 양력은 비행기의 양 날개가 만들어 낸다. 엔진이 열일하며 앞으로 가는 힘, 즉 추력을 만들어 내면, 그 움직이는 힘을 이용해서 날개는 두 팔 벌리고 가만히 앉아 양력을 만들어낸다.  수상스키나 서핑 보드를 생각해보자. 멈춰있을 때 보드 위에 올라타면 균형을 잡기도 힘들고 가라앉으려 한다. 하지만 속도가 붙으면 수면 위로 반발력이 생기면서 보드가 떠오르고 안정을 찾게 된다. 비행기도 날개에 흐르는 공기가 빨라지면서 바람을 쿠션 삼아 공중에 떠오르게 되며 속도가 붙을수록 안정을 찾게 된다.  


하지만 파도나 물결에 배가 옆으로 기울어지듯, 비행기도 기류에 의해 옆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 이때 날개가 균형을 유지하도록 버티고 동시에 꼬리날개도 비행기가 옆으로 기울어지는 것에 저항한다. 특히 수직 꼬리날개는 요트나 서핑보드 아래에 있는 센터보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어느 정도 수평을 잡으면, 조종간에 연결된 에일러론(Aileron)과 러더(Rudder)를 움직여 정확한 자세를 만든다. 에일러론은 양 날개 뒤에 붙어 있다. 자동차 핸들을 움직이듯 조종간을 좌우로 움직이면 에일러론이 따라 움직여 비행기를 좌우로 기울일 수 있다. 러더는 수직 꼬리 날개 뒤에 붙어있다. 자동차의 브레이크나 액셀처럼 바닥에 페달이 있어 조종사가 양 발로 움직인다. 오른쪽 페달을 깊숙하게 밟으면 러더가 오른쪽으로 움직여 기수가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이와 같이 러더와 에일러론으로 정확하게 좌우 수평을 잡으면, 트림 탭(Trim Tap)을 맞추어 조종간을 놓아도 같은 자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만약 비행기가 앞뒤로 기울어지면? 외발 자전거를 탈 때 좌우뿐만 아니라 앞뒤 균형도 유지해야 하듯, 비행기도 앞뒤로 시소처럼 흔들릴 수 있으니 앞뒤 중심도 잡아야 한다. 비행기 앞뒤 균형을 맞추어 주는 것이 바로 수평 꼬리 날개이다. 양 날개가 비행기를 위로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면, 수평 꼬리날개는 거꾸로 아래로 눌러주는 역할을 한다.


비행기는 항상 앞쪽이 더 무겁도록 설계한다. 비행기의 양 날개가 양력을 일으켜 위로 오르려는 힘을 만들면, 앞쪽으로 쏠린 무게중심이 비행기를 앞으로 고끄라지게 하려는 힘과 수평 꼬리날개가 비행기 꼬리를 아래로 눌러주는 힘이 마치 시이소오나 지렛대 처럼, 혹은 수평 저울의 양쪽 무게추 처럼 양쪽 끝에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한 쪽 무게추인 무게 중심은 비행 중에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으므로, 반대쪽 무게추인 수평 꼬리날개를 조절하여 비행기의 앞뒤 균형을 잡는다. 그런데 수평 꼬리날개가 어떻게 비행기를 눌러주나고? 날개와 정반대 방향으로, 즉 거꾸로 양력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작은 날개를 위아래 뒤집어서 달아놓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수평 꼬리 날개가 아래로 누르는 힘을 어떻게 조절할까? 우선, 비행기에는 스태빌라이저 트림(Stabilizer Trim)이 있다. 작은 비행기는 보통 수평 꼬리날개에 탭(Tap)을 달아 공기와의 받음각(Angle of Attack)을 조절하지만, 큰 운송용 제트기는 수평 꼬리날개의 각도를 통째로 움직여 받음각을 조절할 수 있게 설계한다. 오래전 비행기들은 조종실에 조종간과 별개로 휠(Wheel)을 따로 달아 스태빌라이저 각도를 조절할 수 있게 했는데, 요즘의 비행기는 조종간에 스위치를 달아 쉽게 조절할 수 있게 되어있다. 에어버스사의 비행기는 더 진화하여 스태빌라이저를 완전 자동으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조종간에 스태빌라이저를 움직이는 장치가 아예 없다. 


비행기의 기수를 아래위로 움직이는 것은 엘리베이터(Elevator)이다.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아니라, 에일러론이나 러더처럼 수평 꼬리날개 뒤에 달려있는 조종면(Control surface)이다. 조종간을 당기거나 누르면 엘리베이터가 아래위로 움직여 비행기 피치(Pitch)를 움직여 준다. 상승하고 강하할 때 조종간을 당기거나 밀지만, 수평을 맞출 때에도 조종간을 움직여 균형에 맞는 기수 각도를 찾는다. 속도, 고도, 기류에 따라 수평을 유지하는 각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확한 피치 각도를 찾았으면, 스태빌라이저 트림을 움직여 조종간을 놓아도 같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결국 꼬리 날개의 각도를 움직여 꼬리를 아래로 눌러주는 힘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다.


혹시 이해가 가지 않으면 댓글로 다시 질문해 주기 바란다.

자유로워 보이지 않은가?



비행기의 수명은?


사람은 수명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직 우리의 병을 모두 고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만든 물건은 계속 고치고 수리하면 무한정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엔진이 고장 나면 수리하면 되고 더 이상 수리할 수 없으면 새로 교체하면 된다. 이렇게 계속 부품을 교체하다 보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는 등록 번호만 같을 뿐, 이미 다른 비행기나 마찬가지일 수 있겠다. 다시 말해 부품에는 수명이 있을 수 있어도, 부품의 결합체인 비행기는 수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신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비행기가 나오면 오래된 기종은 점점 인기가 없어지고, 수요가 적어지니 굳이 부품도 많이 생산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다. 상업성의 문제다. 휴대폰이나 자동차도 시간이 지날수록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진다. 더 이상 수리할 부품을 구하지 못하거나 부품값이 너무 비싸서, 혹은 싫증 나고 인기가 떨어져 수리를 포기하듯이, 비행기도 이런 상업적인 이유로 사라지는 것이다.      


놀이동산이 되어버린 비행기. 노병은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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