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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수 Jul 10. 2022

승무원은 출발 몇 시간 전에 비행기에 가 있나요?

[질문 있어요! #21] 잡다한 비행 이야기 일문다답

질문이 많이 밀렸다. 짧은 일답으로 여러 개 질문들을 방어해 보겠다. 큐.


21-1 승무원은 출발 몇 시간 전에 비행기에 가 있나요?

최소한 승객이 탑승하기 전에 비행기에 도착해야겠지? 보통 출발 30분 전에 탑승을 시작하니 그전에 가있어야 한다. 그 시간에 그냥 가 있으면 되는 것은 아니고, 승객을 맞을 준비가 되었는지 이런저런 점검을 해야 하므로 그보다 조금 더 일찍 가 있어야 한다. 규정으로 말하자면,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한 국내선은 40분, 국제선은 50분 전에는 가 있어야 한다.


승객이 탑승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비행기 정비가 잘 되었는지, 기내 청소는 잘 되었는지, 물과 음식, 판매 물 등 기용 품은 잘 실려있는지, 연료 보급이 다 되었는지, 비상 장비는 제 위치에 있고 작동을 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승무원들이 직접 보안 점검까지 모두 마치고 비행기가 출발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기장이 승객 탑승을 결정한다.  



21-2 비행기 조종실에는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나요?

비행 중에는 승무원이라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승무원이 아닌 사람은 사전에 허가를 받은 경우에 한해서 조종실에 들어올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는 국토부 감독관, 외국 기관의 감독관 등이 있다. 지상에서는 승객을 제외하고 비행기에 들어올 수 있도록 허가받은 사람들(출입 패스 소지자)은 모두 들어올 수 있다. 정비사, 지상 조업 직원, 미화원 등등...



21-3 기장과 부기장은 서로 다른 기내식을 먹나요?

기장과 부기장에게 각각 따로 지정된 기내식이 제공되고 서로 다른 음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규정이 그렇다. 음식 포장에 기장꺼, 부기장꺼 라벨까지 붙어있다. 한 조종사가 어떤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려도 다른 조종사는 멀쩡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조종사 식사라고 뭐 특별한 음식은 아니고, 보통 이코노미 클래스 수준의 음식이다. 내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부기장이나 객실 승무원과 잘 협상해서 바꿔 먹어도 된다. 어떤 기내식을 먹든 기장 부기장이 서로 다른 음식만 먹으면 된다. 만약 집에서 싸오거나 밖에서 가져온 음식을 먹으면? 원래는 안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걸 막을 수 있겠나.. 단지 문제가 생기면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21-4 비행기가 안전 고도에 접어들고 나면 조종사는 무엇을 하나요?

순항 중에 무엇을 할지 한 번 상상해보라. 상상한 것이 대체로 맞을 것이다. 제대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항법을 하고, 여러 기계와 장비들이 고장 없이 잘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연료 소모를 관리하고, 관제기관과 교신하고 지시도 따른다. 또한, 위험한 기상이 있는지 예측하여 회피도 하고, 만약에 대비하여 도중에 착륙할 수 있는 비상 공항도 체크해 두어야 한다. 만약 나쁜 기상을 만난다거나 비행기에 고장이 생기는 등 크고 작은 비정상 상황이 닥치면 그때그때 대처도 해야 한다.   



21-5 이륙 시 지상 활주 속도는?

비행기가 바람을 타고 공중에 뜰 수 있는 속도가 될 때까지 활주로를 달리며 가속을 한다. 부양 속도에 다다르면 기수를 들어 날개의 받음각을 높인다. 받음각이 커지면 날개가 바람과 정면으로 만나는 면이 넓어지면서 날개가 바람위에 올라타게 되고 기체가 공중에 붕 뜨게 된다. 부양 속도는 비행기마다 다르다. 같은 비행기라도 무게와 풍속, 기압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사람들이 주로 타는 제트 여객기들은 시속 250Km ~ 시속 300Km 정도에서 부양하게 된다.  



21-6 랜딩기어는 언제 올리고 언제 내리나?

비행기가 공중에 떠서 안정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면 바로 올린다. 랜딩기어를 올려야 공기저항이 줄어 상승률이 좋아지고 안정적으로 날 수 있다. 착륙할 때도 마지막 강하를 하면서 가능한 늦게 내린다. 착륙 2~3분 전에 내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랜딩기어를 더 일찍 내릴 때도 있다. 저고도에서 활주로에 접근할 때, 속도를 급하게 줄이고 싶거나 속도가 늘어나지 않으면서 깊은 강하율로 강하하고자 할 때(비행기는 기수를 낮추면 속도가 빨라진다.) 랜딩기어를 내리면 효과적이다. 랜딩기어를 일종의 공기 저항 장치(drag device)로 이용하는 것이다. 새들이 이착륙하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다리를 숨기고 내리고 하는 것이 비행기와 비슷하다.



21-7 항로를 벗어 날 때는 언제인가?

위험한 구름을 피할 때, 비상조치가 필요할 때 관제기관에 허가를 받고 항로를 벗어 난다. 거꾸로 관제기관에서 비행기에게 항로를 벗어나도록 지시하는 경우도 있다. 교통정리를 다시 하기 위해 몇몇 비행기를 항로 밖으로 빼내는 것이다.



21-8 이륙 전에 조종사는 무엇을 하나요?

이륙 전이라 하면... 보통은 이륙할 활주로까지 비행기를 이동하고 있지 않을까? 비행기가 지상에서 엔진 추력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것을 '택시(Taxi)'라고 한다. 카카오 택시 할 때 그 택시 말고. 같은 단어인데 다른 의미로 쓰인다. 정지된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풀고 엔진 추력을 조금씩 올리면 비행기가 앞으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때 러더 페달이나 스티어링 휠을 움직이면 노즈 랜딩기어가 좌우로 움직여(조향) 조종사가 방향을 조종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은 주 조종간과 다른 것인데, 조종석 옆 창문 아래쪽에 따로 있다. 조종간(Cntrol column)은 공기 역학적 움직임만 조종하는 것으로 이착륙할 때와 공중에서만 사용한다. 지상에서는 조종간을 움직여도 비행기에는 아무 반응이 없다. 브레이크는 메인 랜딩기어에 달려있는데, 러더 페달의 윗부분을 밟으면 작동한다.



21-9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 비행기의 각도는?

비행기 기수의 각도를 물어보는 거겠지? 승객이 객실에 앉아서 느끼는 각도이니까. 이것도 비행기 특성과 성능에 따라, 바람과 무게 등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제트 여객기 기준으로 말하자면, 이륙할 때는 부양하자마자 처음 상승할 때 기수가 +15도 ~ +18도 정도이고, 착륙할 때는 접지할 때 기수 각도로 +3도 ~ +7도 정도이다. (기수가 마이너스(-)가 되어 노즈 랜딩기어가 먼저 닿으면 아주 위험하다.) 


혹시 실제 비행기가 움직이는 비행경로의 각도를 말하는 것이라면 대답은 좀 다르다. ‘기수의 각도(Airplane pitch angle)’와 비행기 ‘상승, 강하 각도(Flight path angle)’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착륙할 때 일반적인 강하각은 -3도이다. 이 각도를 계속 유지하다가 활주로 위에서 접지 직전에 -1도 ~ -0.5도로 줄인다. 반면 이륙할 때 상승각은 엔진 성능, 무게, 기상 환경에 따라 차이가 크다. 더구나 같은 상승각을 내내 유지할 수도 없다. 상승할때는 강한 엔진 추진력을 사용해야 하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가 희박해져서 상승 각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승할때는 일정한 상승각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추진력을 유지하는 것이고, 상승각은 자연스럽게 점점 줄어든다. 처음 이륙해서 부양할 때 가장 상승각이 높아서 +5도 ~ +10도 정도이다.    



21-10 착륙 준비는 비행기 도착 몇 분 전에 시작하나요?

승무원들의 착륙 준비는 보통 20,000 피트를 지날  시작한다. 착륙 20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이것도 항공사마다 규정이 조금씩 다른데, 위에 답은 가장 일반적인 것이고, 중국은 착륙 20 전에 모든 준비를 완료를 해야 하므로 늦어도 30 전에는 착륙 준비를 시작한다. 안전, 보안을 위해 일찍 착륙 준비를 마치고 모두가 자리에 앉아 있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보안하면 뭐니뭐니해도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에 착륙할  절차가 가장 엄격하다. 국경 200마일 전에 모든 착륙 준비를 마쳐야 하므로 40 전부터 착륙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21-11 비행 중 기장과 부기장이 서로 의견이 안 맞을 경우 어떻게 하나요?

무언가 쟁점이 생기면 가능한 의견이 일치될 수 있도록 토론하고 설득, 증명하는 과정을 거친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반드시 서로의 동의가 따라야 한다. 만약 끝내 서로 의견을 일치시킬 수 없으면 '서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서로 동의(Agree to disagree)'를 하고, 기장이 결정을 내린다.   

 



답변이 틀렸거나 부족하면, 혹은 제가 질문을 잘 못 이해하고 엉뚱하게 대답했다면 댓글로 알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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