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필사

[220926] 기차에서

by. 정호승

by NumBori


기차에서 - 정호승


나는 왜 기차를 타고 가면서도

기차에서 뛰어내리는가

나는 왜 기차가 달리고 있는데도

기차에서 뛰어내려 울고 있는가

그곳은 종착역이 아니다

내가 기차에서 뛰어내린다고 해서

기차가 멈춰 서는 것은 아니다

내 비록 평생 조약돌을 갈아

당신에게 바칠 맑은 손거울 하나

만들지 못했다 할지라도

기차가 달리는 동안에는

달리는 기차를 사랑하라

고요히 창가에 머리를 기대고

모내기를 막 끝낸

무논의 푸른 그림자를 바라보라

내가 기차에서 뛰어내린다고 해서

기차가 달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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