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정호승
기차에서 - 정호승
나는 왜 기차를 타고 가면서도
기차에서 뛰어내리는가
나는 왜 기차가 달리고 있는데도
기차에서 뛰어내려 울고 있는가
그곳은 종착역이 아니다
내가 기차에서 뛰어내린다고 해서
기차가 멈춰 서는 것은 아니다
내 비록 평생 조약돌을 갈아
당신에게 바칠 맑은 손거울 하나
만들지 못했다 할지라도
기차가 달리는 동안에는
달리는 기차를 사랑하라
고요히 창가에 머리를 기대고
모내기를 막 끝낸
무논의 푸른 그림자를 바라보라
내가 기차에서 뛰어내린다고 해서
기차가 달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