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필사

[221017]편안한 사람

by. 문정희

by NumBori


편안한 사람 by 문정희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햇살이 찾아드는 창가


오래전부터 거기 놓여 있는

의자만큼

편안한 사람과

차를 마신다


순간인 듯

바람이 부서지고


낮은 목소리로 다가드는 차맛은

고뇌처럼 향기롭기만 하다


두 손으로 받쳐 들어도

온화한 찻잔 속에서

잠시 추억이 맴돈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우리가 이렇게 편안한 의자가 되고

뜨거웠던 시간이

한 잔의 차처럼 조용해진 후에는…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햇살이 찾아드는 창가

편안한 사람과 차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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