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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mBori Feb 13. 2023

[230213] 이국 항구

by. 박인환


[230213] 이국 항구 / 박인환


에버렛* 이국의 항구

그날 봄비가 내릴 때

돈나 캠벨 잘 있거라.


바람에 펄럭이는* 너의 잿빛머리

열병에 걸린 사람처럼

내 머리는 화끈거린다.


몸부림쳐도 소용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서로 알면서도

젊음의 눈동자는 막지 못하는 것.


처량한 기적

덱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이제 나는 육지와 작별을 한다.


눈물과 신화의 바다 태평양

주검처럼 어두운 노도를 헤치며

남해호의 우렁찬 엔진은 울린다.


사랑이여 불행한 날이여

이 넓은 바다에서

돈과 캠벨- 불러도 대답이 없다.



* 에버렛(Everett) : 미국 워싱턴주 북서부 스노호미시 카운티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항구 이름.

* 원본에는 '펄덕이는'으로 표기됨.


이 시는 작고한 필자가 지니고 있던 미발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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