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필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umBori Mar 15. 2023

[230315] 해당화

by. 한용운


[230315] 해당화 - 한용운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 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어서 입술에 대고 “너는 언제 피었니”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30314] 나의 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