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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mBori Jul 04. 2023

[230704] 삶이라는 광야

by. 송경동


[230704] 삶이라는 광야 / 송경동



   저물녘 다세대주택가 골목에

   네살쯤 돼 보이는 쌍둥이 둘

   겨드랑이 양 옆에 보듬어 앉히고

   또 배가 부른 주근깨의 산모가

   미어터진 시장바구니 저만치 밀쳐두고

   주택 계단 턱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휘유 휘유 가쁜 숨 몰아쉬고 있다


   해는 기울어 저녁밥 지을 시간

   물끄러미 보고 가는 사람들 눈총이 부끄러운지

   어미도 아이들도 고개 들지 못한다

   이만큼 순박한 산줄기가

   또 어느 광야에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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