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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mBori Aug 14. 2020

[200813] 별자리

by. 이병일

[200813] 별자리 by 이병일

용머리 해안, 벼랑이 올라오는 난간에 서서
가까스로 크게 날숨을 내쉰다, 노을에 반짝거리는 것들아 
절벽 늑골에 떨어져 죽은 갈까마귀들아

 혼자 수평선을 지우고 오는 어스름 속에서
나는 금빛 모래와 길의 상처를 좋아하는 저녁이고
날벌레 간질간질 달라붙는 검은 털의 짐승이 아닌가

어깨  백골 문신의 고독이 번쩍번쩍 맑아질 무렵
 폐허가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줄무늬  때문이 아니다 
벼랑을 집요하게 붙들고 이우는  노을 사이
 목을 치는 파도의  () 번쩍거리고 있는 까닭이다

머리통이 없는 나는  없는 자유를 얻었다 저기,  
해안가로 핏물 퍼져가는 추상(醜相) 보인다 
부서져야  보이는 것들 속에서 
올올 풀리는 저녁이 나를 별자리로 뜯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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