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필사

[200929] 침엽수림

by. 정은영

by NumBori

침엽수림 by 정은영



붉은 달을 베어먹고
돌아누워 있자니
서러운 짐승이다

그제 죽은 오소리가 운다
쪼삣대던 새들이 떠나고
향나무 껍질의 갈라진 틈으로
무너진 시간의 잇몸이 드러나 있다

물고기 한 마리
숲으로 뛰어든다

숨죽인 삭망朔望

이생이 무심히 기울어져도
자갈은 흙이 된다
이내 물기는 걷힌다

선회하던 매 한 마리
비껴가는 바람을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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