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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mBori Oct 28. 2020

[201028] 아버지의 나이

by. 정호승

아버지의 나이-정호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줄 알게 되었다
​나무에 기대어 흐느껴 울 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
​나무의 그림자가 될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
지게를 내려놓고 물끄러미
​나를 쳐다 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강물을 따라 흐를줄도 알게 되었다
​강물을 따라 흘러가다가
절벽을 휘감아 돌 때가
​가장 찬란하다는것도 알게 되었다
​해질 무렵
아버지가 왜 강가에 지게를 내려놓고
종아리를 씻고 돌아와
​내 이름을 한번씩 불러보셨는지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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