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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Aug 05. 2021

아 좋아요!!! 대신 양궁 해설에도 통계를 곁들이자

대한민국 양궁 수준에 걸맞은 해설이 없는 게 아쉽다

올림픽에 대한 나의 개인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덜하지만, 언론에서 안산(갓산? 안느님?), 배구의 갓연경, 축구의 대승과 대패 보도, 야구의 오르락내리락 등을 포털에서 1면에 걸어놓으니 외면하려고 해도 외면할 수가 없었다.


그 결과, 큰 마음먹고 본 두 경기 - 양궁 남자 김우진 선수의 8강 개인전과 야구 한일전을 봤다가 두 경기 다 졌다. 결국 난 보지 말아야 했다…




대한민국 양궁 선수들이 이번에도 금메달 4개를 획득했다. 리우 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4개 금메달.


양궁 경기를 보다 보니 개인적으로 아쉬운 게 있다. 선수들은 계속해서 정상 유지를 하는데, 해설은 여전히 바뀐 게 없다.


양궁 해설을 보다 보면 궁금한 게 있다. 왜 해설자들은 “네~~ 지금 잘하고 있어요” “아… 아쉽네요” “아직 기회가 있어요” 등의 추상적인 해설만 할까. 해설진이 저렇게 그대로 말한 것이 아니라, 저런 식으로 표현을 했다.


물론 대한민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해설도 그럭저럭 나쁘진 않다. 하지만 텔레비전 보는 시청자도 저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다음에 9점 이상을 넣어야 합니다… 이건 누구나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해설자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흥분하고 안타까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시청자들에게 그 이상의 전문성을 제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전문성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 상대 선수의 수상 경력, 활 쏘는 스타일, 성격,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풀어 줄 수도 있겠지만, 올림픽의 단판 경기 특성상 상대방 선수에 대한 이러한 정보를 미리 구하기가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각종 양궁 대회에서 나온 선수별 데이터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과거 점수를 분석해서 우리나라 선수와 상대 선수의 다음 발 또는 다음 세트를 예측해보면 해설의 깊이와 재미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신궁 계보에 이름을 올린 안산이 3번째 금메달을 딴 시합을 예로 들어보자.


안산은 옐레나 오시포바를 세트 점수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로 승리하게 된다. 아슬아슬한 접전 끝에 겨우 이겼다.


하지만 해설은 한 발 한 발에 대해 진땀 승부라고 표현할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자료를 해설에 양념으로 버무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 가장 확보하기 쉬운 자료


각 선수가 올림픽 결승까지 올라오면서 각 라운드에서 각 세트의 첫발, 중간 발, 마지막 발이 몇 점이었는지 확인해본다. 옐례나는 각 라운드에서 첫 세트 첫 발은 몇 점, 둘째 세트에서는 몇 점 등을 파악해보면 그녀가 슬로 스타터인지, 상대방 점수에 영향을 덜 받는지를 알면, 안산 선수와 좀 더 의미 있게 비교 분석할 수 있겠다.


2. 조금만 노력하면 구해볼 수 있는 자료


세계 양궁 선수권 대회 자료 등 다른 대회 자료. 이 자료들의 개인전 분석을 통해 옐레나와 안산이 과거에 비해 얼마나 실력이 좋아졌는지, 결승전같이 압박받는 상황에서 어떤 점수를 냈는지 파악하면 좀 더 해설을 할 때 이야기가 풍부해질 수 있지 않을까.




아쉬운 해설과 관계없이 강력 멘털 안산 선수는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로서 첫 3관왕을 했다.


3년 후에도 안산이 파리올림픽에서 3관왕 해서 신궁 중 신궁 김수녕(금 4, 은 1, 동 1)을 넘어섰으면 한다. 그리고 그다음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도 금메달 3개로 육상 레전드 우사인 볼트의 8관왕을 넘어섰으면 한다.


우린 안산이 이 대업을 이룰지 멀리서 지켜보자. 그리고 난 안산 시합은 라이브로 안 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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