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장비만 가지고는 선진강군이라 할 수 없다
2021년 8월 15일.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돌아왔다.
나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F-15K, F-4E, F-35A, F-5F, KF-16D, FA-50 등 대한민국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 종류가 모두 동원되었다는 점이다.
공군이 가진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A(총 32기), 주력 전투기 F-15K(총 59기), 공군이 제일 많이 보유한 다목적 전투기 KF-16(와 F-16 PBU 총 167기), 제공호로 유명한 F-5E/F(와 KF-5E/F 총 109기), 과거 주력 전투기인 F-4E (총 19기), 그리고 우리나라가 개발한 FA-50 (총 60기)가 장군을 호위하였다. 그리고 플레어(적외선 유도 미사일의 회피 대책으로 사용하는 기만체)를 투하하여 환영하였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홍범도 장군님의 귀환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지금부터 대한민국 공군이 안전하게 호위하겠습니다. 필승!"
청와대에서도 “최고 예우를 하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전투기를 동원하여 이런 예우를 잘하게 되었나 생각이 문득 들었다.
찾아보니 총 두 번 더 있었다.
1) 2018년 10월 1일. 6·25 전쟁 중 전사한 국군 유해 64위가 송환되었다. 유해는 1996년부터 약 10년 간 북한과 미국이 합동으로 발굴, 미군과 함께 하와이로 옮겨져 한미 당국의 감식을 통해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뒤 6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출처: 중앙일보 2018.10.2.)
당시 유해 수송기가 대한민국 영공으로 진입하자 공군 전투기 F-15K 2대와 FA-50 2대가 호위 비행으로 맞이했다.
“오랜 시간 먼 길 오시느라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지금부터 대한민국 공군이 안전하게 호위하겠습니다.”
2) 2020년 6월 25일. 미국에서 온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를 홍범도 장군을 모신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30)에 모셔왔다. 이때도 총 6대가 호위했다. 이 당시에는 F-5 2대, F-15K 2대, FA-50 2대가 편성되었다.
2020년 조종사의 멘트는 아쉽게도 못 찾았다.
6·25 전쟁 발발 당시 전투기가 한 대도 없던 나라가 이제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을 고국으로 모실 때 전투기로 호위하니 천지개벽이다.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의 결말을 보면서 결국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었다. 또 하나는 아무리 무장이 잘 되었어도 부정부패 등 문제로 점철된 군은 금방 무너진다는 것.
그러기에 대한민국 국군은 장비만 계속 증가만 시킬 것이 아니라 성범죄 등 각종 내부 문제를 신속하고 엄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많이 늦었지만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예우는 매우 잘했다. 하지만 장병과 시민들에게도 존경받는 조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선진강군의 조건 중 하나가 “국민들이 국방 의무를 영예롭게 생각하는 풍토를 조성하며 국가를 위해 봉사하다 피해를 입은 장병들에 대한 보상과 예우도 개선하는 것”이다.
이는 2008년 국방부가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실시한 업무보고에서 ‘정예화된 선진강군 육성’을 국방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8대 국방정책기조 중 일부 내용이다.
13년이 지난 지금 현재 얼마큼 개선되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