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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Jun 11. 2020

김연경은 한국의 알렉스 모건이 될 수 있을까

프로 여자배구에서 동일 운동, 동일임금 운동이 가능할까

얼마 전 배구의 세계 1인자 김연경 선수는 11년 만에 국내 복귀를 확정 지었고 오늘 6월 11일 기자회견을 했다. 흥국생명으로 복귀하면서 옵션 포함 최대 6억5000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각 팀마다 적용되는 샐러리캡 때문에 후배 팀원들이 방출되지 않도록 배려하여 3억5천만원에 계약하였다. 전 터키팀에서는 17억원 이상을 받았었다고 한다. 훈훈한 미담으로 남게 되었다. 아직 30 초반이면 한창 물(나이, 실력)이 들어올 때 노(돈)을 열심히 저어야 할 나이에 대승적인 결정을 해서 칭찬이 자자하다. 이전에도 이미 동료 후배들을 위해서 2014년 아시아 게임 금메달 회식을 사비를 털어서 쏜 적도 있다(배구협회가 김치찌개를 축하 식사로 제공 했었다고 한다).


그 미담 뒤에는 불공정한 여자 배구선수들의 연봉의 제한이 있다. 2018년 한국배구연맹은 샐러리캡 관련하여, 남자부는 앞으로 3년간 매년 1억원씩 인상하며 최대 27억 원까지 인상 가능하지만 여자부는 현재 13억 원에서 1억원을 올린 14억원으로 2년간 샐러리캡을 적용해 동결하기로 했다. 심지어 여자부는 연봉의 최고액이 샐러리캡 총액의 25%를 초과할 수 없는 단서 조항을 추가했다.(출저: 우먼타임스 2018. 3. 19. 자).


김연경은 당시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김연경 선수 트위터


한국배구연맹이 공개한 2019~2020 시즌 시청률 결산 자료를 보면 이번 시즌 여자부 평균 시청률은 1.05%를 기록하였고, 남자부는 0.83%였다(한겨레 2020. 4. 2.자). 그리고 2019~2020 시즌 관중수도 여자배구 평균 2315명으로 남자배구의 2083명을 앞질렀다(서울신문 2020. 4. 2.자). 바로 전해 2018~2019 시즌에도 여자배구가 앞섰다. 그러니까 여자선수들이 배구 흥행을 견인하는데 이들의 임금은 남자 선수들보다도 적다. 그리고 이번 2020~2021년 시즌에는 김연경 선수의 복귀로 시청률이나 관중수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분위기에 김연경 선수가 다른 선수들과 동일 운동, 동일임금을 배구연맹에 제시하면 어떨까. 혹은 시청률, 관중수, 광고, 기타 수입 등 여러 가지에 근거하여 매년 남녀 선수 샐러리캡을 조정하는 것을 요구해 볼 수는 있을까.


미국에서는 이미 동일 운동, 동일임금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여자 축구에서 세계 최강인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공동 주장이자 여자 축구계의 호나우도라고 불리는 알렉스 모건은 동료 27명과 함께 2019년 3월 미국 축구협회 상대로 미 연방법원에서 동일 운동, 동일임금 소송을 걸었다. 현재 이 사건은 진행 중이다.

알렉스 모건(왼쪽) & 미국 여자 축구대표선수들

알렉스 모건과 김연경은 매우 비슷하다. 둘 다 나이가 비슷하며(김연경 32세, 알렉스 31세), 각 스포츠에서 꾸준히 정점에서 각자의 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알렉스는 공격수로 지금까지 국가대표로 169경기에 107골을 넣었고, 미국여자대표팀이 2015, 2019년 월드컵 우승하는데 일조하였다. 그리고 2019년 골든볼 2위를 수상하였다.  김연경은... 배구의 메시 또는 호나우도, 리빙 레전드...  


국가대표 김연경과 알렉스 모건


알렉스 모건과 여자 국가대표들은 단지 동일 운동이라고 일괄적으로 동일 임금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2018년 월드컵 남자의 우승팀 프랑스의 경우 3800만불(약 400억원) 받은 반면 그다음 해 실시한 2019년 여자 월드컵 우승팀 미국은 1/10인 400만불(약 40억원)을 받았다. 단순하게 남자 월드컵 시청자 수(5억명)와 여자 월드컵 시청자 수(1억명)를 비례해 대입하여도 여자 우승팀이 기존 상금의 두배는 받아야 하지 않을까. 물론 다른 고려할 사항들이 있다. ESPN이 잘 정리한 2020. 5. 14.자 분석기사에 따르면 리그에 대한 공공 및 사기업의 투자, 리그가 대중에게 인지도를 올리는데 걸리는 시간, 미디어가 다루는 방식 등의 차이에서 여자 선수와 남자 선수간 임금 차이가 존재한다고 한다. 즉, 이러한 사항들을 고려할 때, 구조적인 불평등에서 기인하는 불평등한 임금의 문제라 어디부터 손대어야 할지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래도 공론화하기 위해서는 슈퍼스타들이 나서서 이런 이슈들을 환기시켜준다면 절반의 절반의 성공이라고 해야 할까. 그 점에서 김연경이 국내 배구계의 불평등 임금을 해소하는데 앞장서준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알렉스 모건은 소송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We are fighters and we will continue to fight together for this."


*ESPN 기사 링크: https://www.espn.com/espnw/story/_/id/28971949/analysis-equal-pay-sports-really-means-fight-goes-us-women-soccer​​​​


성소수자 스포츠 선수 관련 글​:

https://brunch.co.kr/@jitae20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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