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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Jun 17. 2020

어느 흔한 전직 감독의 제2의 인생

이라 말하고 다시 MLB 감독이 된 더스티 베이커의 (이제는) 부업

더스티 베이커는 2020. 1. 29. 휴스턴 애스트로즈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9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상대팀 사인을 훔쳐서 2017년 우승한 휴스턴에게 내린 징계 중 하나가 AJ 힌치 감독에게 1년간 야구 관련 일을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징계 발표 당일 휴스턴 구단주는 힌치 감독을 해고시켰다. 그리고 휴스턴이 물색하고 낙점한 감독이 70세 더스티 베이커였다. 66세 시카고 컵스 감독 조 매던을 제치고 (아직도 개막을 못한) 2020년 시즌 가장 연세가 많은 야구 감독이 되었다.


더스티 베이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레즈,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으로 있으면서 통산 1863승 1636패, 9번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지만 아직도 우승을 하지 못한 명장이다. 그리고 2013년 추신수가 1년 신시내티에 있을 때 감독으로 있었고 추신수가 제일 존경하는 감독이라고 한다. 선수 시절에는 애틀랜타, LA 다저스, 샌프란시스크 선수로 있었다(통산 242 홈런 / 1013 타점 / .278). 그리고 1981년 다저스에 있을 때 선수로 우승을 했었다.


더스티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사실 몇 가지.

- 코치하기 전 1987년 잠깐 주식 중개인으로 일했다

- 1974년 진정한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왕 행크 애런이 715호 홈런을 쳐서 베이브 루스 기록을 넘어설 때 더스티는 대기타석에 있었다

- 1977년 최초로 하이파이브를 한 선수였다(한국에서는 슬램덩크의 강백호와 서태웅의 하이파이브가 가장 유명하겠지만 더스티와 동료 선수의 하이파이브가 원조다). 이때 그는 30호 홈런을 치고 들어오면서 동료 선수가 가 축하한다고 손을 들자 본인도 손을 들어서 손뼉을 쳤다고 한다.

하이파이브의 원조

이런 그가 올해 휴스턴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 이미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었다. 2013년부터 이미 그는 "Baker Family Wines" 와이너리를 가지고 있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명감독 그렉 포포비치도 와이너리가 있고, 어느 정도 수입이 있는 미국 개인들도 와이너리를 가지고 있으니 이 점은 새삼 놀랍지는 않다.

더스티 와이너리 홈피에서. 야구공 모양 라벨이 인상적이고 가격도 20불이니 저렴하다


헌데 더스티는 다른 와이너리 오너와 다르게 또 하나의 사업을 하고 있다. 그건 바로 에너지 솔루션 사업. 더스티는 2014년 Baker Energy Team 스타업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를 차린 것과 관련하여 더스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를 원치 않는다면 내가 직접 팀을 만들어야지. 내가 팀을 구성할 수 있고. 그래서 Baker Energy Team이라고 이름을 지었지." ( “I figured if they don’t want me on their team, I’ll create my own,” he says. “I can put a team together. That’s why I named it the Baker Energy Team.”)


이 회사는 지금까지 흑인 대학, 대마초 재배 관련 사업 등에게 태양광 발전 설비 2 메가와트(약 1500개 주택에게 공급할 수 있는 전기량) 자문을 하였으며 앞으로도 2200억원어치의 프로젝트에 관여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전기차 충전소, 에너지 관리 자문도 하고 있다. 아직 흑자 전환은 안되었지만 이미 직원 5명, 전략 고문 5명, 세일즈 대리인 10명을 고용하고 있는 사장이다. 더스티는 처음에는 집에서 회사를 차리면 오후 4시까지 속옷만 입고 일할 수 있는게 장점이라고 했다. 나중에는 사업이 확장해서 사무실을 따로 구하긴 했지만.   


베이커 감독이 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호텔 바에서 만난 투자은행 관계자와 대화하다 친해져 함께 꿩 사냥을 갔다가 그 계기로 클린 에너지 기술 세미나에 참석해 보니, 클린 에너지 분야에 소수인종은 제로, 소수의 여성만이 진입한 분야라 소수인종으로서 좋은 비지니스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더스티가 감독으로서 장점이자 단점인 선수에 대한 신뢰가 커서 선발 투수를 계속 마운드에 올려놓는다면(예: 시카고 감독 시절 마크 프라이어와 캐리 우드를 계속 던지게 해서 혹사 논란도 있었다), 사업가로서는 반대로 빠른 판단력과 실행력을 가지고 있다.


더스티는 자신의 사업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My best life might have been when I was playing, [b]ut this is close."

베이커 에너지 팀 홈피


우리가 더스티처럼 감독 연봉 등으로 총 200억원을 벌 수는 없겠지만 더스티에게 한 가지 배울 점이 있다면 우리도 나이 들어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점이 아닐까.


참고 홈페이지:

https://www.bakerenergyteam.com/

https://www.bloomberg.com/news/features/2018-12-11/baseball-legend-dusty-baker-reinvents-himself-with-solar-venture


관련 글:

https://brunch.co.kr/@jitae20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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