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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Jun 25. 2020

“스포츠를 통해서 사회를 보다”의 시작

스포츠 선수들의 사회적 참여를 바라며

*대문사진은 1968년 200m 메달 수상자 피터 노먼(은메달; 호주), 토미 스미스(금메달; 미국), 존 칼로스(동메달; 미국)가 미국 내 인종차별에 항의한 장면이다.


<시작하며>

“스포츠를 통해서 사회를 보다" 매거진의 소개글이 늦어졌습니다. 이 주제로 매거진을 하겠다고 처음부터 구상한 것은 아니지만, "왜 NBA 선수들은 사회운동에 더 적극적인가" 댓글을 써주신 분 덕분에 스포츠와 사회 이슈를 연결하는 지점에 대해 글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생겼습니다. 안 그래도 전 평소에도 스포츠와 사회 이슈에 각각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운동은 못했지만 운동 선수들의 배경, 뒷이야기엔 관심이 많이서 ESPN 등을 즐겨 읽습니다. 그리고 사회학과를 졸업해서 그런지 아직도 사회 갈등과 사회 변화의 주최들에게 관심이 갑니다(당시 수업 시간에는 거의 잠만 자서 내용이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돌고 돌아서 이렇게 왔으니...


스포츠는 사회로부터 분리되어 생각할 수 없으며 사회의 큰 흐름에서 스포츠도 변화됩니다. 예를 들어, 재키 로빈슨이 최초 흑인으로서 메이저리그에 등장한 배경에는 당시 미국 사회 일각에서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야구에서 흑백 통합을 줄기차게 주장한 언론인들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사회 이슈와 떼놓고 볼 수 없는 스포츠에게 21세기 팬들은 특히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사회적 책임이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기업들에게도 사회적 기업이 될 것을 바라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전 팬들과 사회 구성원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스포츠 선수들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사회 이슈에 대한 활약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 주제들의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의 차이>

21세기 스포츠 선수들은 확실히 20세기 스포츠 선수들과 다르다. 21세기 선수들은 사회 이슈에 더 관심을 갖고 자기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20세기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이 현역 시절 "Republicans buy sneakers, too" (공화당원들도 운동화 사요)라고 말하고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일화는 유명하다. 1990년 조던이 첫 우승 3연패를 하기 전 노스캐롤라이나(마이클 조던의 고향이자 본인이 다닌 대학교가 위치한 동남부 주) 상원에 출마하는 흑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부탁을 어머니로부터 받았다고 한다(상대 공화당 후보는 인종차별주의자 백인 후보; 결국 백인 후보가 당선되고, 그다음 맞대결에서도 당선된다). 하지만 조던은 개인적으로 이 민주당 후보를 모르니 지지 연설은 못하고, 정치 헌금만 하겠다고 하였다. 저 유명한 말을 본인이 직접 하였다고 "라스트 댄스"에서 확인사살을 하였다. 본인은 농담으로 한 것이라고 실드를 치지만 그의 선수 생활 시절 많은 경우 사회 이슈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조던의 진심에 가깝다.  당시 조던만 소극적이진 않았다. 당대의 또 다른 슈퍼스타 찰스 바클리는 본인은 롤모델이 아니라고(그건 부모의 역할이라고) 광고를 통해서 말한 적이 있다.


30년간 상원 의원을 한 Jesse Helms (좌); 샬롯트 시장을 한 Harvey Gantt (우)

반면 21세기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트위터와 시합 전후 인터뷰 등으로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예를 들어, 2012년 후디를 입은 비무장 17세 고등학교 학생이 동네 방범대에게 총을 맞고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방범대원은 이후 정당방위로 풀려난다. 르브론, 드웨인 웨이드와 마이애미 히트 선수들은 단체로 후디를 입고 침묵시위를 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2012년 마이애미 히트 선수들의 후디 시위

<과거로 가보면>

사실 운동선수들의 사회 이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는 최근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 과거에는 손기정 선수가 대표적인 예다.

왼쪽은 남승룡 동메달리스트, 가운데 손기정 금메달리스트

더 먼 과거에도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로마시대의 가장 유명한 검투사 스파르타쿠스다. 당시 로마시대 검투사는 많은 경우 노예였으며 지금의 격투기 선수와 유사했다고 보면 된다(사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지만). 검투사간 대결, 검투사와 동물과의 대결 등은 당시 로마에서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 잡혀가고 있었다. 검투사가 실력과 운이 좋으면 살아남아 로마 황제가 그 검투사를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파르타쿠스는 경기장의 규칙 속에서 자유를 얻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 본인이 다른 노예들과 같이 반란을 일으켜 스스로 자유를 쟁취하고자 한 선수이다. 처음에는 스파르타쿠스는 단순히 탈주만 하였지만, 이후 다른 노예들이 합류하며 세가 커지고 로마군과도 전쟁을 치르고 이기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스파르타쿠스의 명성이 로마 전역에 퍼져 다른 지역에서 노예들의 반란이 일어난 건 덤. 하지만 스파르타쿠스는 마지막 전쟁에서 로마군과 싸우다 전사하고, 남은 노예들은 십자가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스파르타쿠스에 대한 영화와 드라마는 1960년 스탠리 큐브릭(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이 감독한 <스파르타쿠스>가 있으며, 최근에는 2010~2013년에 방영한 <스파르타쿠스>가 있다.

드라마 스파르타쿠스 -실제로 이런 훈남이었는진 아무도 모른다

지금의 스포츠 선수들의 사회운동은 어떻게 보면 스파르타쿠스의 반란과 노예해방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볼 수 있겠다. 스파르타쿠스는 본인과 동료들, 노예들의 자유를 위해 로마군을 상대로 싸웠었다면 지금의 스포츠 선수들은 사회적 정의를 위해 기존 체제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그리고 과거의 선수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21세기 사회는 이들의 발언과 행동을 지지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스포츠를 통해서 본 인종차별, 남녀 임금차별, 환경이슈, 기본소득, 동성애 이슈를 다루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다양한 스포츠와 사회 이슈를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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