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울퉁불퉁 뚝배기 Sep 15. 2020

전기수소차 기업 니콜라는 미국의 봉이 김선달?

리먼 사태 이전 미국 부동산 개발 사기와 비교

2008년 리먼 사태가 터지기 바로 직전 몇 년간 해외 부동산 투자 광풍이 한참 불 때, 국내 기관들은 너도나도 앞다투어 미국에 깃발을 꽂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돈이 넘쳐나는 우리도 일본처럼 미국 부동산을 사자!! 하지만 게 중에는 미국 사기 기업들에 투자를 하고 돈을 날린 경우도 있었다. 한 예로 어느 미국 지역 쇼핑몰 개발 사업의 경우, 개발자가 자꾸 공사를 이런저런 이유로 지연시키고, 추가 투자금을 요청하다가 결국 프로젝트 자체가 엎어졌다.


나중에 건너 건너 들은 이야기지만 개발자는 현장 방문하는 조사단이 오기 전 공터에다가 공사 차량을 가져다 놓고 공사하는 척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투자금은 본인과 가족이 고급차 사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미국 부동산판 봉이 김선달이다.

정작 영화 봉이 김선달은 관객을 낚는데 실패했다

미국판 봉이 김선달들은 천조국 스케일답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기를 친다.


가장 최근 2016년, 간단한 혈액 검사 키트로 250가지의 질병을 확인해주는 믿기 어려운 기술 개발로 이름을 날렸던 엘리자베스 홈즈와 테라노스는 결국 그 기술이 사기로 드러나 주식시장에서 퇴출되었다. 홈즈는 한때 테라노스 주식으로만 45억달러를 보유했었다. 지금은 0.

월가 상대로 사기치려면 홈즈처럼 스티브 잡스 터틀넥을 입고

지난주 목요일부터 미국 금융정보업체 힌덴버그리서치가 폭로한 후 전기수소차 업체 니콜라(나스닥: NKLA)는 사기 기업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결국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사기 느낌이 나는 정황들이 몇 가지 있다.


#1 위에서 말한 부동산 개발의 경우에도 공사 진척에 따라 투자금이 흘러가는 구조였는데 개발자는 진행이 안 되는 상황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계약을 변경하자고 했으며 추가 투자금을 요구했다.


니콜라도 2020년 트럭을 소비자에게 판매 개시한다고 하였지만 아직도 공장조차 없다. 그리고 지난주 힌덴버그 보고서가 2018년 프로토타입 니콜라 원 트럭이 아무 동력 없이 언덕을 내려갔다는 것을 폭로했는데 니콜라는 9월 14일 트럭이 무동력이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변명이 더 가관이다. 영상에서 니콜라 원이 자체 동력으로 움직인다고 한 적이 없다고 한다. 하아...

수소로 굴러간다고 했지만 사실은 언덕에서 밀어서 내려간 트럭

#2 니콜라 공사 현장 사진을 보니 기시감을 느낀다. “지난 7월 23일 니콜라는 애리조나주 쿨리지에서 자동차 제조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하지만 아래 9월 4일자 사진을 보면 아직도 맨땅이고, 공사 허가도 아직 나지 않았다고 한다.(머니투데이 2020.9.8. 자)


사진 오른쪽 아래를 자세히 보면 차량 몇 대가 보이는데, 혹시 그 10여 년 전 부동산 개발자처럼 차량 몇 대 가져다 놓은 건 아닌지 의심된다.

2020. 9. 4.자 니콜라 공사 현장

#3 니콜라 투자자들은 이미 니콜라가 의심스러운 기업임을 알았을 수도 있지 않았는가 생각이 든다. 다만 사기당했다는 것을 밝히기 어려워서 계속해서 니콜라에게 투자를 했을 수도 있다.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경우, 사기당했다고 내부 보고서를 올리면 아마도 담당자들은 문책당할 것을 알았기에 차마 중지하자고 못하고 프로젝트를 진행시켜보려고 했다. 그 결과, 그 사기꾼 개발자가 내세우는 조건을 살짝 조정하고 추가 계약에 서명했다. 하지만 우리가 계약서를 아무리 잘 써도, 즉 우리에게 유리하게 만들어도, 상대가 사기 치기로 작정하면 무용지물이다. 게다가 소송해서 이겨도 사기꾼에게는 남은 자산이 얼마 없을 테니 큰 의미가 없다.


힌덴버그 보고서가 나온 후, GM CEO는 니콜라에 대한 적절한 실사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2 billion으로 니콜라 주식을 산 GM 입장에서는 쉽게 잘못된 투자라고 지금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니콜라가 시작은 사기였지만 뒤늦게 제대로 된 제품을 내놓을 수는 있겠다.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직간접적으로 그동안 접한 수많은 이상한 프로젝트를 봤을때 니콜라는 제2의 테라노스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글:

https://brunch.co.kr/@jitae2020/91








매거진의 이전글 삼성전자와 TSMC 반도체 위탁생산 승자는 정해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