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울퉁불퉁 뚝배기 Sep 14. 2020

딸 학교반 밴드에 가입해보니 나만 아빠

아빠들을 학교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아내가 이번에는 딸 학교 안내 문자를 안 지우고 나한테 보낸 덕분에 난 딸의 학교-반 밴드에 가입을 순탄하게 했다.


밴드 가입 후 둘러보니 나만 아빠다... (...;;) 이미 가입된 분들은 여자 선생님과 반 친구들 어머니들이었다(내 아내도 나중에 가입했다, 그래서 우리 부부만 유일하게 한 가정에서 부부 모두 가입).


이와 관련해서 궁금증이 생긴다. 왜 아빠들은 자녀 학교 일에 전반적으로 참여도가 낮은 것일까.


안 그래도 예전에도 난 아내에게 가끔 딸 초등학교와 관련해서 몇 가지에 대해 투덜거렸는데, 큰 줄기는 다음과 같다: 왜 학교라는 소우주에서 엄마들만 보이는지, 그리고 사라진 많은 아빠들은 영화 300 스파르타 전사들처럼 전쟁(회사?)에 나가기 때문에 자녀 교육에 참여는 안 하는지. 그리고 또 하나. 자녀들 엄마들은 가끔 (술 한잔하러) 모이는데, 아빠들끼리는 왜 밤에 (술 한잔하러) 안 모이는지. 이것저것 궁금한 1인이다.

모든 아빠들이 식스팩이 있는게 아니다

나를 포함해서 남자들의 육아나 자녀 교육에 대한 참여도는 대체적으로 떨어진다. 나의 경우, 셀프 실드를 치자면 난 학교 행사나 관련 일 하는 거에 관심이 많지만 초등학교 때 딸이 최대한 놀기를 바란다. 그러다 보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아내가 자녀 교육의 중책을 맡고 엄마들과의 대화를 통해 교육 정보를 입수하고 그 정보를 딸 교육에 활용하고 사용한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남편 공유는 아내 정유미에게 아기를 낳자고 하면서 “내가 도와줄게”라고 한다. 난 보는 순간, “공유, 이놈아, 넌 접근 방식이 잘못되었어.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것이여.” 하지만 현실에서 공동 육아/교육은 어렵다. 아빠는 접근하기 어려운 교육 정보들이 엄마한테 쏠리는 정보의 비대칭 현상, 학교에서도 엄마들 위주로 돌아가게 하고(예: 녹색어머니회), 그리고 상대적으로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엄마들이 높기 때문에 엄마들이 더 자녀 교육을 맡게 된다.

녹색어머니회 이름부터 바꾸자

코로나19가 이 점을 더 극대화시켰다. 미국에 있었을 때 가족이 집에 있으면서 아내가 딸 온라인 교육을 일일이 챙겼다. 가끔 나도 딸 교육을 봐주었지만 난 둘째(유튜브 키즈의 도움을 받고)를 주로 보고 집안일을 챙겼다.


어쩌면 엄마들이 자녀 교육에 있어서 키 플레이어다 보니 딸아이 담임 선생님도 자연스럽게 아빠들이 밴드에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으신 듯하다. 아래 안내문에 “홍길동 어머니”가 아니라 “홍길동 학부모 이름”으로 바꾸었으면 어땠을까.

홍길동도 아빠 있는데...

학교도 이빠들의 참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스파르타!! 외치고 적을 향해 돌진하는 남편들도 있겠지만 자녀 교육에 관심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참여하고 싶은 남편들도 있다.


아내가 지운 학교 안내 문자 덕분에 고생한 남편 글:

https://brunch.co.kr/@jitae2020/83



매거진의 이전글 수제 햄버거집 추구했는데 김밥집이 되어 버렸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