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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가는 Jul 20. 2018

12. 결혼 전 과거 청산하기  

나는 너에게만 "Yes"야 ! 

(이 글을 읽게 될 예비남편에게 먼저 양해인사를 건넨다. 나의 일순위는 늘 변함없이 당신이라고. 지금의 당신을 만나 정착하게 되어서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당신을 평생 사랑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티힛) 




이효리가 라디오 스타에서 농담처럼 웃으며 했던 말이 있다. 전 남친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료 요가를 한다고. 

가끔 남자친구와 손을 잡고 걸을때, 운전하는 차안에서 노래를 고를때, 평온하고 행복한 일상의 순간순간 전 남자친구들이 떠오르곤 한다. 그때가 그립다거나, 그들이 보고싶어서가 아니다. 나는 그럼 왜 그 옛 잔상들이 남는 것일까?


첫째로는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일것이다. 얼마전에는 꿈 속에 구남친 중 한 명이 나왔다. 우리 집에 찾아와 "그때 왜 그랬어?" 라고 물어봐서 내가 당황하는 꿈을 꿧다. 그들의 입장을 들어봐야 알겠지만, 나는 결코 좋은 여자친구는 아니었던 것 같다. 나의 감정에 미숙해 내 맘대로 왔다갔다 하기 일쑤였고, 내 마음을 설명하기 전에 그들이 알아주길 바랬다. 게다가 자존심은 얼마나 센지, 헤어지자고 말하는 그 순간에도 난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이었다. 그래서 늘 오해와 다툼으로 늘 씁쓸한 안녕을 고했다. 그리고 이별은 늘 나에게 상처를 가져왔다. 그것이 내가 먼저 헤어짐을 고했건, 헤어짐을 당했건 상관없이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마음의 생채기를 냈다. 그리고 그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늘 충분한 시간과 살뜰한 보살핌이 필요했다. 


내가 조금 더 성숙하게 내 감정을 다룰 줄 알았더라면, 거칠고 우악스럽게 내 마음을 다루지 않았더라면, 나 또한 덜 상처받을수 있었을텐데. 그 과정을 좀 더 더 어른스럽게 넘길 수 있었을텐데. 그때의 난 마치 뜨거운 감자를 다루듯 내 마음을 어찌할 줄 몰랐다. 손에 쥐고 있자니 뜨겁고, 내려놓자니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아 발을 동동 거렸다. 그러다 늘 내던지듯 내 마음을 표현하곤 했다. 영문도 모르고 뜨거운 감자를 받은 남자들은 당연히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또한 나의 미숙한 표현과 대처에도 신사적이었던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들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었을텐데, 그렇게 일방적이었던 것에 대해 정말로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그들에게 미안한 만큼 내 자신에게 미안하다. 상처라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내가 남을 찌르는 만큼, 아니 그보다 더 깊게 내가 베이곤 한다. 나는 상처를 주는 만큼 상처를 받았다. 왜 나는 이것밖에 되지 않는지- 내 마음의 그릇의 크기를 운운하며 스스로를 정죄하곤 했다. 그리고 나는 왜 이렇게 제멋대로인지, 왜 변덕이 이렇게 심한지, 내가 원하는 것을 잘 아는것 같아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모르는지, 내 자신에게 늘 자문하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과정이 모두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이었는데, 그때의 나는 역시나 그걸 알지 못했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이 과정은 너무나도 고통스럽다며 몸부림치곤 했다. 


그러한 만남이 없었다면 나는 어땟을까. 감정의 소모와 상처들을 건너뛰고 지금의 남자친구와 만나 행복한 결론을 맺었다면, 지금의 나는 조금 달랐을까. 아무도 미래를 알 수 없듯이 그 대답또한 아무도 알 수 없겠지. 하지만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그 모든 과정이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때의 나는 많은 감정과 시간을 소비했고, 나는 결코 착한 사람이 아님을 배웠고, 선한의지는 때로 왜곡될 수 있음을 경험했다. 이제는 나를 발견하고 알아가는 모든 과정의 첫 스텝부터 나의 인생의 종지부까지 한 남자의 곁에서 이뤄졌으면 좋겠다. 나의 부족함을 그 남자가 채워주고, 그 남자의 연약함을 내가 세워주는 결혼 생활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이렇게 행복하고 또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는 만큼, 내 인생을 짧게나마 빛나게 해준 그 분들도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서로의 곁을 꼭 채워주는 돕는 베필을 만나 성장하는 기쁨을 알아가고, 가정을 이루고, 또 멋진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나도 그만큼 행복할거니까. 이제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더 깊이 인격이 성장하고, 현숙한 부모가 되는 과정을 경험할테니까 말이다. 그러니 이제 우리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더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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