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한 1인 가구의 생활 #17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어려서는 시아버지 병수발
멀리 간 이 기다리며 꼬깃한 돈 모아 애들 밥 지어 맥이고
바다 건너 돌아온 이 일 나간새 하얗게 삶은 옷이며 빨갛게 담가 논 김치며
참으로 다부진 살림살이였다지요
다 큰 자식들 여행 간다고 맡긴 손주 보다 십 년이 훌쩍
할머니 할아버지랑 노는 게 좋다고 여즉 혼자인 손녀들 잔소리에 또 십 년
꼬물거리던 손주 놈은 이년 전 겨울비 오는 날 장가를 다 갔다지요
평생을 일하다 쉬던 돌아온 이 가는 날까지
머리맡에서 꼬박 눈까지 손수 감겨주시고
얼마나 무서우셨습니까 어둑한 새벽에 따님이 달려오기까지
얼마나 슬프셨습니까 동트고 아침나절 의사가 걸음 하기까지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굳건하셔야 합니다
선생님이 가셨어도 오래오래 무탈하셔야 합니다 사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