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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won Yeo Sep 09. 2023

음악과 언어의 관계 -구성주의를 중심으로-


1. 서론

"음악을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한다"와 "음악을 이해하는 데 말과 글은 불필요하며 오히려 방해가 될 뿐이다."라는 주장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리고 설령 음악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걸 표현한다고 해도 음악을 이해하는데 말과 글이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이해라는 개념을 깊게 파고들고 언어와 개념의 관계를 얘기하며 나의 주장을 전개해보겠다.


2.  본론

2-1. 개념적 이해와 의미

이해란 무엇일까? 여러 종류의 이해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개념적 이해가 있다. 개념적 이해란 어떤 의미를 이성적으로 이해한다는 뜻이다.


2-2. 의미는 차이를 통해 생산된다.

그리고 한 대상의 의미는 다른 대상과의 차이를 전제해야 된다. 다시 말해 A의 의미는 곧 A가 아닌 것과의 차이를 통해서 이뤄진다.


예를 들면 빨간색이라는 색채가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연속된 색채 스펙트럼 위의 다른 색과의 차이가 있어야 한다. 색 가운데 주황색도 아니고 노란색도 아니고, 초록색도 아니고, 파란색도 아닌 색으로서 빨간 색을 이해를 해야 된다.


이것은 소리도 마찬가지이다. 소리가 의미를 갖기 위해선 다른 소리와의 차이가 필요하다. 도라는 게 음이름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여러 진동수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음 스펙트럼 상에서 도가 아닌 다른 음이름과의 차이를 통해서 성립되는 것이다.

레도, 레샵도, 미도, 파도 아니고 마찬가지로 다른 음이름이 아닌 도라는 음으로써 성립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연습된 스펙트럼 상의 차이로부터 세워진 대상의 범위가 의미를 만든다. 즉 어디부터 어디까지는 'a'이며 a 이후 일정 구간은 'b'라는 식의 구획이 있어야 의미가 생기고 이가 곧 이해 대상이 된다.


2-3. 차이는 사고와 세계를 구성한다.

재밌는 것은 이 분절 방식에 따라서 의미가 새롭게 구성되는 것이다. 문화권마다 대상을 구획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대상을 보고도 전혀 다른 시각을 보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언어에 따라 의미 연속을 나누는 방식이 다르기에 이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창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와 한국어 화자의 사고방식 차이를 생각해보자. 내가 영어 시간에 정말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난 엘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을 절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나는 때려 죽어도 둘 모두 '악어'로 보인다. 하지만 원어민 영어 선생님의 눈에 따르면 왜 엘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을 구분하지 못하는지 이해를 못해한다. 또한 엘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 둘을 하나로 묶는 걸 상당히 이상하게 생각한다. 둘은 아무리 봐도 별개의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 개체라고 보이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한국 사람은 나방과 나비를 적극적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프랑스 사람에겐 둘은 아무리 봐도 파피용이다.


요약하지면 사고의 결과로서 언어가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이 세계를 바라보는 의미와 사고가 적극적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즉 언어는 사고 방식을 구성한다.


2-4. 음악에서의 차이와 의미

다시 음악 얘기로 넘어가자. 음악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개념적으로 이해하는 것도 음악을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음악을 이루는 내적 구성 요소 예를 들면 화성을 보자. I 화음 그리고 V화음은 으뜸 화음도 아닌, 딸림화음도 아닌 다른 화음과의 차이를 통해서 구별되는 것이다. 화음을 구성하는 개별 계이름 또한 어떤 음계 상에서 해당 음과 다른 음 사이의 관계를 통해서 정의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구획은 음과 화음을 구획하는 방식을 잘 보여주는 언어를 통해서 사고를 할 때 잘 이해할 수 있다.


2-5. 음악을 '이해'하자


혹자는 속차는 음악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한다면서 음악을 이해하는데 말과 글은 불필요하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것은 맞지 않는 주장이다. 설령 음악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잘 이해하는 방법은 언어로 표현이 가능한 다른 예술 매체와의 비교 및 차이를 통해서 더 잘 이해될 수 있다. 그리고 설령 언어를 오염의 관점으로 봐서 언어를 배우기 이전의 순수한 직관으로서 음악을 이해하는 것을 가리킨다 해도 그것은 모호한 소리의 연속일 뿐이지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는 힘들다.


결론. 언어 없이 음악을 이해하는 건 어렵다.


의미는 어떤 차이를 전제로 이루어지며, 이런 의미를 이성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이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차이를 발생하는 방식에 대해서 정리한 게 일종의 언어 체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언어 체계를 이용해야지 비로소 어떤 의미를 창출해낼 수 있으며 음악적 의미도 예외가 아니다.언어는 세계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구성한다. 그런 면에서 음악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언어가 필요 없다면서 심지어 방해가 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개요.


1. 서론

이러나저러나 언어는 음악 이해에 방해할 수 없다. 설령 음악 이해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할 지라도


2. 본론

A. 이해란 무엇인가? 이해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감성적 이해도 가능하며 개념적 이해도 있다.


B. 개념적 이해는 언어를 통해서 잘 도달할 수 있다. 개념이 형성되기 위해서 연속적 스펙트럼을 분절해야한다. 어떤 의미는 차이를 통해 달성 가능하다.


C. 그렇다면 감성적 이해는 비감성적 이해와의 차이를 통해서 달성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모호한 소리의 인상 연속일 뿐이다. 그것만이 유일한 이해라는 주장은 부적절하다.


3.결론

음악 이해는 언어를 통해서 잘 달성할 수 있다. 설령 음악이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할 지라도. 양자는 양립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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