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일기] 내가 원하는 회사, 동료, 일, 방식 그 한가운데서
1월 2주 평일이 이렇게 지나갔다. 유독 길게 느껴진 한 주였다. 지난 주는 연말 휴가와 신정으로 이틀만 출근했다가 이번 주에 5일을 연달아 출근해서 그렇다. 화요일에 퇴근하면서 왜 수요일이 아니라 화요일인가 했는데, 그로부터도 이미 시간이 꽤나 흐른 것처럼 느껴지는 금요일 밤이다.
이번 주는 유독 일이 많고 바쁘게 돌아가는 한 주였다. 회사에서 점심식사 시간을 빼놓고 대부분의 시간 동안 계속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일을 했다. ‘다들 새해를 맞이해서 새 마음 새 의지로 열심히 일을 하시나’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계약서 검토 요청이나 법률 질의도 많았다. 그 와중에 인사팀과 함께하는 사건이 두 건 진행되었고, 한 건이 결과가 나왔고, 한 건이 개시되었다. 또 내가 입사한 시점에 바로 인수인계를 맡아 주도적으로 진행한 전사 정책 제정 및 승인 업무에서 한 단계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수사기관에 서류를 제출하기도 했고, 퇴사자가 반출할 자료를 검토하기도 했으며, 법무 의견을 전달하면서 다른 부서 간에 발생한 갈등을 조율하는 역할도 했다.
진행되고 있던 큼지막한 건들도 많았던 데다, 상시 진행하는 법무검토도 꽤 있었고, 새로 시작하는 일도 있 어 전방위적으로 바빴던 한 주였다. 나의 상사이신 법무 임원분은 경력이 상당하신데, ‘직전 회사도 이렇게까지 바쁘진 않았는데’라고 말씀하시는 게 의외로 내게 위로(?)로 다가왔다. 나만 이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 정말 다이나믹하게 돌아가는 게 맞구나.
업무적으로 안타까운 일이 있어 주중에 이틀은 울적하기도 했지만, 바쁘게 업무를 하면서 전반적으로 굉장히 보람 있고 재밌다고 느낀 한 주였다. 여러 건에 관여하면서 각 건의 이해관계자와 직원분들께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을 동원해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뿌듯했다. 특히 이번 주는 업무 특성상 법무가 중심 역할을 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 어깨가 무겁기도 했지만,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서 내 일의 효용을 실감할 수 있어 감사하기도 했다.
회사에서 내내 일에 몰두한 뒤 퇴근하고서는 그만큼 잘 쉬어준 것 같다. 회사에서 쏟아낸 만큼 퇴근 후 독서와 운동으로 잘 채웠달까. 책을 읽고 몸을 움직이면서 둥둥 떠다니는 생각들도 정리하고, 기분 전환도 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채워갈 수 있었다.
이제 인하우스(in-house counsel, 사내 변호사)로 지낸 지도 6개월이 훌쩍 넘어간다. 적어도 지금은 내게 잘 맞는 다이나믹한 일터에서, 내가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들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인 것 같다. 내가 쌓아가는 경험과 갈고닦는 중인 실력으로 더 많은 걸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나중에 내가 다시 이 일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때까지 지금 같은 순간이 밀도 있게 쌓아 그때는 지금보다 더 크면서도 구체적인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길 바란다.
(Rachel Yamagata의 음악을 들으면서 한 주를 돌아보는 금요일 밤, 좋다. 금요일 밤의 루틴이 될지도?)
(2025. 1. 10.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