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게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동료'가 있을 수 있을까? 이것은 내게 오랜 고민거리였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고민이기도 하다. 흔히 작가들이란 개인주의적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실제로 작가의 작업이란, 대개 홀로 글을 쓰며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동료'를 갖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 상상하기가 다소 쉽지 않다.
'원피스'의 해적들처럼 한 배를 타고 항해를 떠나거나, 한 회사에 소속되어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스포츠에서처럼 한 팀을 이루어 상대편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작가들의 세계에서 '동료'란 가능할까? 아마 이 책은 내게 그 하나의 대답이 되는 것 같다. 나의 동료 작가들과 지난 1년 넘게 만들어 온 '한 권의 책'이자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말이다.
지금껏 많은 공저 저술에 참여해봤지만, 대부분의 공저는 출판사에서 저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여 원고를 받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공저자끼리 일면식도 없이 전혀 소통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나도 참여했던 여러 공저가 있었지만, 공저자를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것은 몇 명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책은 그와는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졌다.
이런 책은 사실상 나도 처음 써보았는데, 이 책에 실린 모든 글을 작가 12명이 서로 읽고 매우 세심하게 코멘트하면서 수개월 동안 다듬고 또 다듬으며, 담금질하듯 한편 한편을 두들겨 만들어냈다. 그 덕분인지, 책을 집어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파편화된 글들을 여기저기서 긁어 모은 게 아니라, 12명이 마치 하나이면서 또 하나가 아닌듯 자아낸 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것은 실제로 그렇게 마음이 모였기 때문에 자아내는 느낌일 것이다.
이번에 책이 나오면서 함께 책을 쓴 저자들의 이름을 처음부터 쭉 훑어보았다. 그러면서 느낀 건, 이 책을 함께 쓴 작가들이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친숙한 작가들이라는 점이었다. 어쩌면 실제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글을 같이 쓰고 글을 다듬는 그런 여정을 이어온 작가들이다. 모든 작가들이 뉴스레터 <세상의 모든 문화> 필진이기도 하다.
유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모든 시절'을 담았다. 각 작가들이 펼치는 이야기들은 정말이지 매력적이다. 책을 읽고 나면 인생이란, 이토록 다채로운 것이구나, 라는 걸 누구든 생생히 느낄 거라 생각한다. 더불어 누구든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의 '모든 시절'에 대해 쓰고 싶게 될 거라 믿는다. 그리고 당신이 쓰는 순간, 이 책의 모든 이야기는 도착해야 할 곳에 도착한 것이 될 것이다.
* 책 <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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