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뺨을 맞고 쫓겨났다

by 정지우

초등학생 시절, 나는 담임선생님한테 뺨을 맞고 교실에서 쫓겨난 적이 있다. 다같이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었는데, 내가 노래를 안 부르고 뒤돌아보고 친구랑 이야기를 했다는 이유였다. 아마 선생님은 내가 자신의 말을 안 듣고 무시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나는 그 때 선생님이 가르쳐준 노래를 무척 좋아해서, 지금까지도 다 외우고 있는 몇 안 되는 노래 중 하나다. 그 때도 신나서 뒤돌아보고 좋아하는 친구랑 마주보면서 노래를 부르던 중이었다.

당시 나는 충격을 받은 나머지, 이제 내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늘 같은 선생님한테 맞고 쫓겨나다니, 집에도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복도에 잠시 있다가 불안과 두려움, 슬픔과 절망을 안고 학교 밖으로 걸아나갔다. 모두가 수업을 하고 있었기에 운동장은 텅 비어 있었고, 날씨가 무척 좋았다. 그대로 나는 교문 밖까지 나갔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본능적으로 내가 간 곳은 학교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성당이었다.


성당 역시 그 시간대에는 텅 비어 있었고, 나는 성당의 주차장 자갈밭에 가서 쭈그려 앉아 얼굴을 파묻었다. 누구에게 무어라 말해야할지 알 수 없었고, 지금으로서는 잘 기억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인생을 실패한 것 같았고, 굉장히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았다. 어쩌면 그것은 내가 경험해본 첫 '추방'이었다. 나만 왜 쫓겨난걸까, 나는 왜 다른 아이들처럼 교실에 있을 수 없을까,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할까.


결국 나는 신부님에게 발견되었고, 신부님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나는 어머니랑 집에 갔던가, 그랬던 것 같다. 그 이후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아마 울면서 무슨 일이었는지 어머니한테 설명했던 것 같고, 다음 날 담임선생님은 내게 사과하며 무슨 책 한 권을 선물로 주었다. 나는 담임선생님의 화가 풀려서 기뻤다. 역시 다음 날부터 아무 상관없이 즐겁게 학교 생활을 했던 것 같다.


요즘에는 그 당시의 일이 어머니의 시선에서 보인다. 당시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머니는 굉장히 화가 나 있었고, 오랫동안 그 담임선생님을 미워했다. 나중에, 몇 년 뒤 내가 듣기로, 그 선생님은 학교에서 몇 번의 문제를 일으켰고, 학부모랑 몇 번인가 싸우고, 학교를 떠났다고 들었다. 가끔 나는 아이의 천진난만함을 보면서, 그리고 그와 괴리된 세계에서 아이의 삶을 바라보는 이 어른의 입장을 생각한다.


아이에게 부모란, 학교란, 동네란 세계 전부와 같은 것이다. 아이는 이 드넓은 우주와 지구에 사는 게 아니라, 집과 학교, 학원을 오가는 세계에 산다. 여기에는 착하거나 무서운 선생님, 인사해주거나 무신경한 사장님, 자신의 자식처럼 맛있는 걸 주고 챙겨주는 이웃 어른, 마치 영원히 보호해줄 것처럼 안아주는 부모, 같은 기둥들이 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누군가에 우주가 되는 일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이 세계란 어른들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는 우주다. 나는 그것이 때론 얼마나 무겁고도 어려운 일인지 생각한다. 아이들을 볼 때면, 내가 그들에게 어떤 우주를 만들어주고 있는지 고민한다. 삶에서 마주치는 모든 아이들에게, 나는 그들의 우주에 매번 재료를 한 스푼씩 붓고 있다. 나는 그들에게, 어른은 이제 삶을 시작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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