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주부의 평일 아침

매일 겪어도 적응 안 되는 아침 일상

by 앙마의유혹

6시 30분 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늦게 잠을 잔 탓에 몸이 천근만근 일어나지 질 않는다.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기 전 핸드폰을 먼저 들었다.


토스포인트
올팜 커피 / 케이뱅크 돈나무



예전엔 유튜브나 네이버 기사 등을 먼저 보는 게 일이었지만 지금은 토스를 켜서 오늘 받을 수 있는 포인트들을 싹 받은 후, 틱톡 라이트에 들어가 출석체크를 하고, 올팜에 들어가 내 커피에 물을 준다. 그렇게 핸드폰으로 할 걸 다 하고 나면, 네이버 메인기사들을 쓱 한번 훑고, 그제야 몸을 일으켜 신랑을 깨운다. (아, 케이뱅크 돈나무 물 주기도 하고 일어난다.) 신랑... 당연히 한 번에 일어나질 않는다. 원래는 진작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해야 할 신랑이지만 매일 야근도 하고 있고, 워낙 잠이 많은 탓에 쉽게 깨질 못한다. 얼마나 피곤하면...


신랑 깨우길 포기하고 큰 딸을 먼저 깨운다. 누굴 닮았는지 (날 닮은 건가... ) 깨우면 한 번에 벌떡 벌떡 잘도 일어난다. 물론 요즘엔 더 늦게 자서 바로바로 일어나진 않지만 그래도 우리 집에서 가장 깨우기 쉬운 딸내미이다. 비몽사몽 일어나 화장대에 가서 밤새 낀 드림렌즈를 빼고 화장실에 간다. 그러면 난 아침 준비를 한다. 전날 해둔 국이나 찌개가 있으면 밥 차리기가 훨씬 수월하다. 하지만 안타깝게 오늘은 없다. 그래서 가장 간단하고 편하게 먹고 갈 수 있는 참치마요 주먹밥을 만든다. 그렇게 밥 준비를 하고 있으면 큰 딸이 대충 학교 갈 준비가 끝난다. 중학생이 되면 화장하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 준비하는 친구들도 많다는데, 우리 큰딸은 아직 화장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외모에 관심이 없어 머리조차 빗질 않고 준비 다 했다고 식탁에 앉는다. 로션과 선크림을 발라주는 것에 감사할 정도...


빗과 머리끈, 헤어 에센스(머리카락이 너무 엉켜서 풀어주는)


그렇게 큰딸이 아침을 다 먹고 양치를 할 때쯤엔 신랑이 일어나 눈도 못 뜨고 식탁에 앉아 아까 만들어 놓은 주먹밥을 먹는다. 신랑은 이미 지각이다. 회사에서는 워낙 우리 신랑이 일도 많고, 갑상선 항진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걸 알기 때문에 근태에 관해서는 딱히 터치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미 자기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출근시간 지키기 어렵다고 말했단다.

아빠가 눈을 뜨면서 먹기 시작하면 큰딸이 준비 끝났다고 하고 학교에 가려고 한다. 그럼 나는 불러 세워 뭘 빼먹은 건 없는지, 머리는 빗었는지 확인을 한다. 당연히 빼먹은 것도 종종 있고 머리는 안 빗었다. 결국 가는 큰딸을 붙들고 머리를 빗긴다. 묶을 시간은 없다. 끈을 챙겨간다.

그렇게 큰딸을 보내고 나면 작은딸을 깨운다. 우리 집 식구 중 신랑보다 더 깨우기 힘든 게 바로 작은딸이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프고 마냥 이쁜 막내딸이라 어르고 달래며 깨운다. (어르고 달래다 안되면 나도 모르게 큰소리가 난다.) 그 사이 신랑은 갑상선 약을 챙겨 먹는다. 큰딸 임신 했을 때 출퇴근도 힘들고 여러 가지로 힘들어서 그때 아마 피로에 의해서 갑상선 항진증이 생긴 것 같다. 그 뒤로는 계속 약을 먹고 있고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의 연속이다.

그렇게 약을 먹고 신랑이 출근을 하고 나면, 간신히 작은 딸을 깨워 화장실로 보내고 작은 딸 입을 옷을 꺼내놓는다. 앞머리가 있는 작은 딸은 밤새 망가진 앞머리에 물을 한껏 적셔 나와서는 마구마구 턴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 남아있는 주먹밥을 하나 둘 입에 욱여넣고 옷을 입는다. 그리고 핸드폰을 들더니 알림장을 확인하고는 다시 앉아 밥을 먹는다. 그때 나는 아이의 머리를 빗긴다.


"오늘 체육 있어?

"응 있어. 머리 묶어줘야 해."


이번 담임은 체육이 있는 날은 꼭 머리를 묶고 오라고 했다. 그래서 아이의 반에서 회장선거 할 때 공략 중 하나가 머리끈이 없으면 자기가 주겠다는 공략이 있었다고 한다. 그 아이가 회장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아침을 먹고 나면 양치를 한다. 늦었을 땐 그냥 가글만 하고 가기도 하는데 보통은 양치를 하고 간다. 작은 딸은 그래도 야무진 편이고, 자기 관리를 하는 아이라 외모도 좀 꾸미려고 하고, 몸에 좋지 않다는 것, 선생님이 하라는 것, 하지 말라는 것에 대해 굉장히 철저한 편이다. (유튜브나 영상 같은 것, 책에 나온 것도 엄청 찾아보고 안 좋다 하면 절대 하지 않고, 좋다 하면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아이.)


어디 간호학원에서 홍보용으로 준 텀블러인데 스타벅스 스티커가 있어서 붙였다.


작은 딸까지 보내면 쉬냐고? 아니다. 전 날 쌓여있던 빨래를 돌리고,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질하고, 아침 먹은 설거지까지 다 해야 나의 바쁜 아침 일과가 끝난다. 그제야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시간이 온다. 집에 짐이 많은 편이라 집이 엄청 깔끔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 정리하려고 노력하고 살기 때문에 이 루틴은 웬만해선 꼭 지키는 편이다. 얼마 전에 정말 오랜만에 친정엄마가 올라왔었는데 '전보다 훨씬 깔끔하네'라고 했다.

날이 더워져서 아이스커피 한잔을 타서 컴퓨터에 앉는다. 그제야 오로지 나만의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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