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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쌤 Feb 02. 2023

시작을 망설이는 그대에게

내 삶의 진정한 사장으로 살아보기!

나의 사업을 시작하면서 머릿속과 마음속을 정리했다.

내가 당장 노력해서 정리할 수 있는 일들과 그 외의 일들로 구분하고, 그 외의 일들에서는 손을 뗐다. 당장 결정할 수 없는 일, 내 노력과는 무관하게 흘러가는 일, 고민한다고 더 좋아질 것도 없는 일 등에 애쓰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일에 마음과 노력을 다 해보기로 했다.



나는 그다지 숫자에 밝은 사람도, 큰 포부가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런 내가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부터 장한 일이다. 그런데 벌리고 보니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치 않은 큰 장점이 있다. 기업도 모두 고객 한 명부터 시작했다는 사실이 남의 일이었는데, 내 일처럼 다가온다. 그 위대한 시작을 한 나를 셀프 칭찬도 해본다.


욕심내거나 부러운 게 그다지 없는 내가 정말 부러 소수의 것들 중에 하나가 세상을 통찰하는 사람들이다. 근시안적인 나에 비해 세상 돌아가는 일을 크게 바라보고 통찰하는 사람들이 참 부럽다. 아마 비관심사에 대해서는 두어 발짝 멀리 떨어져 사는 내 습성 내지는 습관 때문일 것이다. 내 가진 에너지를 관심사에 몰빵하니 차이가 클 수밖에. 그렇게 사는 게 장단점이 있지만, 그게 이 나이에 노력한다고 해서 바뀌기는 쉽지 않을 거 같다.

그런 내가 내 사업이란 걸 시작해 보니, 이 일을 중심에 두고 내게 보이는 세상의 범위가 좀 넓어지는 느낌이랄까.


지인분의 추천으로 요즘 <돈의 속성>의 자이신 김승호 회장님의 강의를 찾아보고 있다. 다른 말보다 누구나 사장이 되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고 있다. 부사장만 되어도 작업실에 떨어진 못을 보고 이게 어디서 떨어졌을까 깊이 살피지 않게 된단다. 내가 이 작업장은 주인, 사장이면 그 못이 어디서 떨어졌는지, 그것이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를 고민하게 되는 거란다. 그게 꼭 사업이 아니더라도 모든 삶 안에서도 적용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를 돌아본다. 나는 내 삶에서 지금껏 얼마나 주인처럼, 사장처럼 살아왔는지를 말이다.


그렇게 살지 못했음을 요즘의 나와 비교하면서 알아내고 있는 중이다. 분양받은 새 아파트인 내 주거지보다 작고 오래된 아파트인 내 작업장을 더 가꾸게 된다. 내가 시작한 이 일에, 내가 해 볼 수 있는 최선들을 다해보기 위해 SNS 홍보도 공부해 보고 있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알아가보고 싶은 것들이 더 많아진다.  



마흔두 살에 갑상선암이라는 과정을 지나치며, 정말 두려운 것이 생겼다. 실패 따위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죽음 같은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생각만 하고 해 보지도 못한 일들을 두고 세상을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고 보니 수술을 한지 반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나는 환자라고 생각하고 살지 않는다. 일을 다시 시작하고 밤낮없이 일한다. 피곤하지도 힘들지도 않다. 죽는 병은 아니라지만, 이름만으로도 무시무시한 암수술을 한번 겪으며 죽음의 문턱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멀찌감치 어디쯤을 마음으로 구경하고 나니,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진 것이다.


망설일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의 비슷한 거라도 한번 시작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한 걸음이 내 세상을 바꿀 첫걸음이 될 것이다. 거창한 꿈을 이룬 위대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제 겨우 한 발 내디딘 햇병아리의 이야기니 어쩌면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에 용기를 얻을지도 모르겠다. 


이 시간에도 가족들 저녁을 챙기고 다시 내 공간에 와 라벨 작업을 했다. 해치워야 하는 일이 아니라, 나의 즐거움이다. 더 하고 싶은 일들을 뒤로하고 가족들에게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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