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쌤 Jan 13. 2024

공부방, 그다음 스텝..

무엇을 위하여 나아갈 것인지..

2022년 10월.

그 10월 초에 갑상선 암 수술을 하고 달라진 것 중에  목에 생긴 수술 자국과 나오지 않는 목소리 보다 더 당황스러운 건 남아도는 시간이었다. 서른살에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 셋을 키우며 정신없이 사는 삶 속에서도 무언가 계속 배우며, 작은 한 걸음씩이라도 나아가며 살아오다가, 그저 가만히 있게 된 그 시간들이 어색했다. 말하지 않고, 좀 가만히 있으면서 할 수 있는 일, 맘껏 글을 쓸 수 있는 건 좋았다. 글을 혼자 여기저기 끄적이다 이전에 한 번 작가 신청에 떨어지고 잊어버리고 있던 이 브런치에 다시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도전했고 감사한 합격 소식에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1년 하고 2개월쯤이 지났다.


작년 12월 29일에 우연이지만 100번째 글을 썼고,

2024년, 101번째 글을 여러  완성하지 못하고 저장만 고이 해두었다. 오늘은 꼭 완성해 발행을 누르리라.



수술 후 삼 개월을 쉬고 2023년 1월에 따로 공부방을 계약했다. 오래 몸담아 수업하던 프랜차이즈를 그만두고 교재 공급만 받으며 개인적으로 독립을 했다. 는 동안 그간 생각해 오던 걸 구상했고, 내 인생에서는 결혼 다음으로 가장 큰 일을 치기로 결심했던거다.


집에서 5분 거리 아파트 1층 작은 평형으로 독립을 했고, 거주지가 아닌 독립된 공간에서 수업을 하고 싶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따로 인테리어도 필요 없고 책상과 책장, 책, 프린트 정도만 구비하면 되었다. 그래서 상가보다 높은 아파트 보증금에도 차후 모두 회수 가능한 금액이기에 혹시 잘 안 될 가능성에도 저지를 수 있었다.


3개월을 쉬었는데도 새로 시작하는 나를 믿고 아이들을 꽤 많이 보내주셨기에, 그 기반으로 1년 동안 나름 큰 성장을 했다. 그렇게 내일 모레면 딱 12번째 월세를 내는 날이다. 교재를 공급받는 회사에서는 우수 센터로 선정되었다는 연락도 받았다.


공부방은 커져가고 있었지만, 작년 후반부터는 여러 이유로 한동안 심각하게 이사를 고민했었다. 이 성과를 놓고 다시 맨땅에 시작할 생각까지 하면서 한 고민이었는데, 하필 내가 이런 결심을 한 때에 이렇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오랜 고민 끝에 이사를 포기하고, 일을 확장해 보기로 계획을 세웠다.


공부방, 교습소, 학원.

강사 채용 가능 여부, 평수 등 여러 가지 조건이 조금씩 다르다. 상가를 보러 다니며 교습소가 될 자리와 학원이 될 자리를 구상해 보고 있다.


수익적인 것만이 목표라면 옮기지 않는 것이 어쩌면 더 안정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럼 무엇을 위하여 이 고민을 하고 있는지 나는 요즘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마음속에서 답을 뒤져보는 중이다.


내 인생 최종 목적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금전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이제는 전처럼 교육적 마인드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내가 추구하는 삶을 살기 위해 누구에게도 의지 하지 않고 내 노후를 스스로 건사할 능력은 꼭 갖추고 싶다.

최근 다시 활동을 재계하며 많이 벌어 많이 공헌하고 살겠다는 멋진 언니 이효리처럼 많이 벌 수 있다면 많이 벌어 공헌하며 살고 싶다.


학원업을 하면서 자기 주도력을 길러주고 싶다는 어불성설일지 모를 꿈을 꾸고 있지만, 그 방법을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할 것이다. 수익성만을 고려하는 그릇된 생각은 경계할 것이고, 내 아이들과 같은 세상을 살아갈, 나에게 오는 아이들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가질 것이다.


내 아이들에게 하듯이, 도움은 주되 언젠가 바통을 넘겨주고, 스스로 자신의 학업과 삶을 꾸려갈 아이들로 성장시켜, 기꺼이 하산시킬 것이다.


물론 두렵다.

늘 새로운 시작은 두렵고 겁도 난다. 실패할지도 모를 일이고, 그냥 하던 대로나 할 걸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목표를 중심에 두고, 나의 작은 브랜드 하나를 완성시키고,

나는 또 이 목표에 따른 다른 일들을 조금은 덜 구애받으며 도전하며 살아가고 싶다.


읽고 쓰며 공헌하는 할머니로 늙어가고 싶다.


두려워 또 주저앉고 싶어질까 봐, 나의 힐링과 다짐과 깨달음의 공간, 브런치 지면에 101번째 글로 한 자 한 자 눌러 새겨본다.


천천히도 괜찮으니 서두르지 말고 나아가자.

살고 싶은 대로 살자.


매거진의 이전글 무대체질인 공부방 원장의 원대한 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